모리뉴 "난 최고의 감독..자르려면 잘라라"

2015. 10. 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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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모리뉴 첼시 감독, 4일 안방 경기 패배 뒤 ‘극약 발언’
가디언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에 대한 도전” 해석 내놔
작년 챔피언에서 추락하는 상황이 평정심 잃게 만든 듯

“난 최고의 감독이다. 자르려면 잘라라!”

명장으로 꼽히는 조제 모리뉴 첼시 감독이 4일(한국시각)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열린 2015~2016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과의 안방 경기 패배(1-3) 뒤 ‘극약 발언’을 했다. 이날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경기를 지켜봤는데, 기자회견에서 “나를 자른다면 감독 탓이라는 메시지밖에 더 남지 않겠는가. 첼시를 위해서라도 나는 끝까지 남겠다”는 말을 서슴치 않았다.

<가디언>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했다.

언술의 대가인 모리뉴 감독이 축구팬들의 귀를 의심스럽게 만든 과격 발언을 한 것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팀 상황 때문이다. 지난해 챔피언 첼시는 올 시즌 8차례 리그 경기(2승2무4패)에서 단 2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순위는 16위까지 떨어져 강등권이 보인다. <이에스피엔>은 1978년 이래 첼시 구단 최악의 초반 성적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2007년 9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에 의해 경질됐을 때 첼시의 성적(5위)과 비교하면 모리뉴 감독이 느낄 불안감을 짐작할 수 있다.

모리뉴 감독이 “나는 첼시를 좋아한다. 첼시에 남겠다”며 경질에 맞서겠다는 뜻을 표시한 것은 두 가지 포석이다. 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시함과 동시에 구단주의 신뢰를 확보해 다시금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것이 하나다. 2007년 모리뉴 감독 퇴임 이후 2013년까지 첼시를 거쳐간 감독은 8명이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도 모리뉴가 최고의 감독이라고 인정하며 재영입했다.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도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평소답지 않는 모리뉴 감독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모리뉴 감독은 기자회견 중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와 수비수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첼시의 허당 수비는 둘만의 문제가 아니었음에도 감독이 특정 선수를 거론한 것은 불문율을 깬 것과 같다. 모리뉴 감독은 후반 초반 팔카우의 돌파 때 상대 문지기가 페널티킥 반칙을 범했지만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았다고 화살을 돌렸다. 하지만 로널드 코먼 사우샘프턴 감독은 “그런 것을 페널티킥 반칙으로 불었다면 우리가 5-2로 이겼을 것”이라고 면박을 주었다. 안방 팬들도 후반 실점에 자리를 뜨면서 모리뉴 감독에 대한 신뢰에 균열이 생겼다.

모리뉴 감독은 스타 출신 아닌 축구 지도자로 명성을 쌓아 왔다. 포르투와 인테르밀란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렸고,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 등 맡는 팀마다 리그 우승을 선물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팀 붕괴 파장이 커지자 평정심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판정에 대한 공개 비판으로 출장 정지 징계도 예견된다.

모리뉴 감독은 “리그 우승은 아니더라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받는 4위까지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시즌 끝까지 뛰어야 하고, 나도 내 인생 최악의 결과를 감내하고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단 장악력이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이에스피엔>은 “모리뉴 감독은 전성기 때 난공불락이었고 가혹할 정도로 무서웠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됐다”고 썼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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