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끝까지 지키려다"..은퇴 1주일 앞둔 10살 맹도견, 교통사고로 주인과 함께 숨져

도쿄|윤희일 특파원 2015. 10. 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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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끝까지 지켜려다가….”

은퇴를 1주일 앞둔 일본의 10세 맹도견이 후진하던 트럭에 치여 시각장애인 주인과 함께 숨졌다.

지난 3일 오전 8시 5분쯤 일본 도쿠시마(德島)현 도쿠시마시의 도로를 걸어가던 시각장애인 야마하시 에이지(山橋衛二·50)와 야마하시를 안내하던 맹도견 발데스가 후진하던 트럭에 치여 숨졌다.

이날 사고는 마사지사로 일하는 야마하시가 출근을 하기 위해 길을 가다가 도로변에 있는 자재하치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후진하던 트럭에 치이면서 일어났다.

사고로 숨진 발데스는 만 10세가 되는 오는 11일 맹도견 일에서 은퇴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수컷인 발데스는 평소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일을 훌륭하게 해내는 것으로 지역사회에서 정평이 나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 당시 발데스가 야마하시를 끝까지 지키려다 함께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쿠시마 맹도견을 육성하는 모임’의 스기이 히토미 사무국장은 “맹도견은 주인이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인을 버리고 도망치는 일은 없다”면서 “이번 사고에서도 (발데스가 주인을)본능적으로 도우려한 것일 수 있다”고 스포츠호치에 말했다.

숨진 야마하시는 평소 발데스와 함께 교통안전 계몽활동 등에 참가해 맹도견과 맹도견 이용자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는 활동을 벌여왔다.

한편 경찰은 사고 트럭의 운전사(38)가 후진하는 과정에서 후진 경고음을 작동시키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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