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 병살' 조한욱, 남다른 경험으로 급성장

2015. 10. 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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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타석에는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경력의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가 서 있었다. 그리고 이전 타석에서는 그 선수에게 솔로포 두 방을 허용한 상황이었다.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는 여건. 투구수도 거의 다 된 상태였다. 이에 제춘모 SK 퓨처스팀(2군) 코치는 마운드의 한 선수에게 다가가 "오늘은 여기까지 던지자"라고 등을 두드렸다.

그러나 마운드에 서 있던 조한욱(19)은 고개를 저었다. 조한욱은 "푸이그와 한 번만 더 상대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간절한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던 제 코치도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며 힘껏 공을 던진 조한욱은 푸이그를 병살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재활을 마치고 최근 실전에 나서고 있는 푸이그에게 홈런 두 방을 맞았던 조한욱이 기분 좋게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던 계기였다. 물론 교육리그 연습경기였지만 코칭스태프는 "남다른 배짱"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기술은 반복된 훈련으로 향상시키면 된다. 그러나 투지와 심장은 가르쳐서 만들 수 없는 부분이다.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 조한욱은 그런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SK의 특급 유망주다. 충암고 시절부터 고교무대를 대표하는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조한욱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 지명을 받았다. 팀 내에서는 이견이 없는 지명이었다. 높은 순번에서 SK의 기대감을 읽을 수 있다.

올해는 퓨처스리그에서도 출전 경력이 없었다. 가벼운 부상이 있었고 부상 부위를 회복시키는 동시에 기술적인 측면을 보완하느라 시간이 걸린 까닭이다. 그러나 차분하게 1년을 보낸 결과 이제 몸 상태는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186㎝의 건장한 하드웨어에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보니 프로선수다운 몸집을 갖춰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 조한욱은 이날 경기에서 최고 146㎞의 공을 던졌다.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투수들을 총괄하고 있는 제춘모 SK 퓨처스팀(2군) 투수코치는 1년 동안 봐온 조한욱에 대해 "큰 물건이 될 선수"라고 단언한다. 제 코치는 "마운드에서 경기 운영 능력이 조금 부족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자기 자신의 공을 믿기 시작했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타고 난 하드웨어와 에이스가 갖춰야 할 심리적인 부분까지 겸비하고 있다.

이처럼 큰 그릇을 가지고 있는 조한욱이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다. 그릇에 내용을 얼마나 잘 채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SK 코칭스태프도 당근과 채찍을 모두 활용해 공을 들이고 있다. 대견한 투구 내용에도 불구하고 제 코치는 경기마다 미션을 걸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1구, 1구를 전력으로 던져라. 모든 빠른 공은 140㎞가 넘어야 한다"라는 미션을 줬는데 딱 공 하나가 138㎞를 찍었다. 제 코치는 "내일 아메리칸 펑고를 받을 것"이라면서 너스레를 떨면서도 제자에 대한 흐뭇한 시선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큰 관심 속에 SK 차세대 에이스 후보 중 하나가 무럭무럭 크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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