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에 미생물? 놀랄 일 아니니 그냥 드시면 됩니다"

이은지 기자 2015. 10.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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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속숨은이야기]어느 농산물이나 미생물은 있어..생산 위생기준은 마련해야
천일염.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한달여 전 천일염 위생문제가 논란이 됐다. 천일염 생산현장이 비위생적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연구논문이 한 맛칼럼리스트 눈에 띄면서 논란이 커졌다. 몸에 좋다는 이유로 돈을 조금 더 주고서 천일염을 사먹었던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지만 명쾌한 답은 없다. 천일염의 위생 논란을 잠재울 기초연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란의 발단은 천일염에서 미생물이 검출됐다는 연구 논문이었는데, 검출된 미생물이 유해하다는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연구 논문 작성에 참여한 김소영 농촌진흥청 연구사는 "천일염에서 검출된 호염균은 김치나 장류 등에서도 검출되는 미생물로 호염균이 좋다 나쁘다에 관한 과학적인 근거는 아직 없다"며 "천일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미생물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제기의 연구 논문이었고, 품질관리기준을 마련하자는 정책 제안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천일염을 먹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판단이 서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 어울리는 속담이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글까'가 아닐까.

김 연구사는 "천일염에서 검출된 미생물에 대해 문제가 될 만한 실험적인 결과가 없는 상황이라면 예로부터 발효식품을 먹어왔고, 조리 과정 중에 오염을 제거할 수 있는 옛 방식들이 있기 때문에 천일염을 먹어도 된다고 본다"며 "일반 농산물에도 미생물은 들어가 있고, 소금은 일반 농산물처럼 많이 먹지도 않기 때문에 미생물이 검출됐다고 해서 먹지 말라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바닷물을 자연적으로 증발시켜 얻은 천일염은 인공적으로 정제해 제조한 정제염에 비해 염화나트륨 함량이 낮고,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 미네랄이 3~5배 높게 함유돼 있어 새로운 미네랄의 공급원이라 할 수 있다. 부산대 박건영 교수 연구진은 일반소금보다 천일염이 위암세포의 생육을 억제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또 식재료의 신선함과 풍미를 유지하고 장기간 보존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천일염의 항균성과 보습성을 이용한 미용소금, 입욕보조제 등의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 갯벌 천일염은 세계 약 0.13%에 불과한 희귀자원으로 세계 최고가인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보다 마그네슘, 칼륨 등 미네랄을 2배 이상 많이 함유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갯벌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43만8000톤인데 우리나라에서 86%에 해당하는 37만여톤이 생산되고 있다.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게랑드 천일염처럼 국내 천일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품질관리기준을 재정비하고, 천일염의 식품 기능성을 객관화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래야 되풀이되는 천일염 위생논란 또한 잠재울 수 있다.

김 연구사는 "게랑드 천일염은 미네랄 성분은 물론 미량으로 들어있는 아연까지 품질관리기준을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미네랄 성분은 물론 미생물 검출기준 또한 빠져있어 이를 포함한 품질관리기준을 마련하고, 천일염 생산에 있어 공정별 우수 제조기준을 제시하는 등 합리적 표준 공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식품연구원 부설 세계김치연구소가 시범운영에 들어간 김치관광 콘텐츠 '남도김치투어'에서 참가자들이 신안군의 태평염전을 방문해 천일염 생산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세계김치연구소 제공) 2015.7.1 © News1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은 문화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내재돼 있다. 일본, 독일, 크로아티아, 폴란드 등은 염전을 관광상품화해 소금 생산뿐 아니라 문화상품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일본의 '스즈시' 마을은 30여년전 없앤 염전을 복원하고 전통적인 소금생산방식을 재현한 관광상품을 개발했으며, 폴란드에서는 700년 전통의 암염광산을 관광자원화 하고, 휴양프로그램인 '소금요양원'을 운영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할슈타트, 독일의 레겐스부르크, 볼리비아의 우유니사막은 소금과 관련된 세계문화유산이며, 연간 관광객 수만 명이 찾는 명소로 등극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는 전남 신안군 태평염전, 해남군 세광염전, 전북 부안군 곰소염전, 경기도의 동주염전 등이 고유의 문화를 간직하고 있으며, 전북 고창 사등마을에 소금의 역사와 염전에 관한 문화를 담은 문화 역사마을 체험관을 개관했다. 유명한 곰소젓갈시장과 인접한 곰소염전, 염전문화가 잘 보존된 동주염전 등은 문화관광상품으로서의 개발 가치가 충분하다.

김 연구사는 "장인정신이 깃든 다양한 천일염 생산방법을 스토리로 구성하고, 갯벌 염전의 문화관광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의도 채렴식/사진제공=신안군© News1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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