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일문일답] 류중일 "우승은 본전·못하면 바보, 그래서 기쁘다"

이형석 2015. 10. 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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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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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52) 삼성 감독은 2011년 지휘봉을 잡았다. 일부에선 류중일 감독을 향해 '5년째 발전이 없는 감독'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늘 1등만 차지했기 때문이다.

개막전 미디어데이에서 대부분의 사령탑은 우승 후보로 삼성을 빼놓지 않는다. 전문가들의 예상도 별반 다름 없다. 팬들의 기대치도 높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은 매년 부담스럽다.

삼성은 4일 목동 넥센전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얼마 후 NC가 SK에 3-4로 패하면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막판까지 유독 부상 선수가 많았다. 시즌 중반까지 치열한 선두 경쟁을 했고, 막판에는 NC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그러나 5년 연속 마지막에 웃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KBO 리그 최초 정규시즌 5연패를 이끈 사령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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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이다. 이번에도 최초인데.
"어렵게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이 아닌가 싶다. 이제 목표의 1차 관문을 통과했다."

-마지막에 NC의 추격이 아주 거셌는데.
"그렇다. 우리가 만약 오늘(3일) 졌다면 우승 매직넘버가 거꾸로 NC에 넘어가지 않나. 조마조마했다."

-먼저 넥센에 승리한 후 NC가 SK에 패하면서 우승이 확정됐다.
"목동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숙소 도착 후에도 버스에 남아 마지막까지 인천 경기를 다 보고 내렸다. 고함 한 번 질렀다.(웃음)"

-지난 4년 간의 우승 과정과 비교하면.
"항상 힘들다. 특히 올 시즌은 경기수도 많았고 휴식 기간도 없었다. 또 부상 선수가 많았다."

-정말 크고 작은 부상자가 많았다. 그럼에도 부상 선수에게 휴식 및 2군행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야수진에서 채태인, 박한이, 이승엽, 박석민 등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잘 메워줬다. 또 마운드에선 장원삼이 부진으로 2군에 다녀왔다. 피가로도 한 달 넘게 공백기가 있었고, 클로이드는 출산 휴가를 다녀온 뒤 슬럼프를 겪었다. 그러나 윤성환과 차우찬이 잘해주면서 그나마 버틴 것 같다. 나는 좀 멀리 보는 편이다. 당장 눈 앞의 1승을 추가하면 뭐하겠나. 정말 중요한 건 마지막이다. 급하게 땡겨쓰면 후유증이 남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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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MVP를 뽑는다면.
"선수단 모두 MVP이다. 이승엽, 윤성환, 임창용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잘해줬다. 그래도 한 명을 뽑으라면 구자욱이다. 처음에 채태인의 빈 공백을 메웠고, 이후 박한이·박석민 부상까지 모두 훌륭하게 메워줬다. 그 친구(구자욱)가 들어와서 많은 역할을 해줬다. 그게 우리팀의 복이 아닌가 싶다."

-팀을 보면 큰 경기에서 확실히 강한 모습이다.
"2000년대 들어 우리 선수들이 가장 많이 큰 경기를 치렀다. 경험이 많아서인지 중요한 분위기에서 어떤 분위기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게 바로 경험이고 자산이다. 선수들 스스로 풀어가는 능력이 있다."

-10개팀 중 선발승이 가장 많다. 선발진은 코칭스태프의 믿음이 책임감을 갖게 한다고 얘기하는데.
"사실 감독이 가장 힘들 때가 승리 요건을 갖춘 투수를 교체할 때다. 웬만하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투수를 5회 이전에 교체하지 않는다. 물론 실패하면 감독이 욕 먹을 수 밖에 없다. 조기 교체로 성공하면 팀 성적이 올라갈 지 모른다. 그런데 코치 시절부터 지켜보니 승리 요건 상황에서 내려오면 선발 투수의 기가 많이 죽더라. 아무래도 '감독이 나한테 믿음을 안 주는구나'라며 자신감을 잃는 것 같더라. 그래서 믿고 맡기는 편이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고민 혹은 보완 과제는.
"일단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부상 및 컨디션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 두 번째, 한국시리즈는 먼저 4경기만 이기면 되니까 선발·중간·마무리의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1년 동안 잘 된 부분은 유지하고, 부족한 부분은 연습으로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단기전은 수비 싸움이니까 이를 강조하며 집중하려 한다."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면.
"2011년 이후 늘 1등만 했다. 사실 부담스럽다. 개막전 미디어데이나 언론을 통해 항상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승 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바보 소리를 들을 수 밖에. 그게 참 부담스럽다. 부담스러운 한 시즌을 마치며 우승해서 기쁘다.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이 모두 열심히 해서 우리에게 영광이 돌아온 게 아닌가 싶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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