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이번엔 버틸까, '제2의 유승민 사태' 재현될까

2015. 10. 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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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무성 대표-청와대 전면전 양상

‘김무성 대표가 이번엔 달라질까.’

내년 4월 총선 공천 룰을 둘러싼 청와대·친박근혜계와 김무성 대표의 본격적인 대결이 벌어진 상황에서, 정가에서는 김 대표가 “전략공천은 단 한명도 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이래 상하이 개헌 발언, 여의도연구원장 인선,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기 등의 주요 국면마다 청와대에 자신의 뜻을 굽혀온 김 대표가, 이번엔 ‘결기’를 끝까지 유지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김 대표 주변에선 “이번엔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김 대표 측근들은 “김 대표가 전략공천을 허용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1일 “‘오픈프라이머리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한 게 그냥 한 말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 전과는 결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전략공천 배제라는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 그동안 참아온 것”이라며 “이 점에선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공천 룰 갈등은 ‘유승민 사태’ 당시와 달리 김 대표가 명분과 지지세를 더 갖고 있기 때문에 청와대와 맞설 조건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법 거부 및 유승민 찍어내기’ 사태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관점에서 볼 때 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주장을 수긍하는 측면도 있었지만, 이번엔 청와대가 당 고유 영역인 공천 문제에 노골적으로 개입해 명분이 떨어지고 의원들의 거부감도 크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유승민 사태’는 엄밀히 보면 유승민 개인 일일 수도 있지만, 전략공천 문제는 의원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여서 의원들 다수가 (그때와는 달리) 김 대표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국민에게 공천권을 주자는 데 대한 여론 지지도 높다”고 말했다.

유승민 축출 등 매번 굽혔지만
공천 문제는 명분·여론 다 앞서

측근들 “이전과는 결기 다르다”
농어촌 의원 만남 등 일상 소화
박 대통령 지지율 여전히 높고
청와대 공세 수위도 만만찮아
“독자적 방어 쉽지 않다” 관측도
다만 김 대표는 당장 청와대·친박계에 정면 공격을 퍼붓거나 ‘칩거 정치’에 들어가는 등의 방식을 피하고 ‘지구전 모드’로 들어갔다. 김 대표 측근은 “잔기술 갖고는 이 파고를 넘기 어렵다”며 “명분을 갖고 뚜벅뚜벅 흔들림 없이 가는 우공이산(어리석게 보일 정도로 한가지 일을 밀고 나감)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등 공식 행사에는 불참했으나, 오전에 국회로 나와 황영철 의원을 만나 농어촌 지역구 획정 문제를 논의하고 기자들과도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는 등 일상을 소화했다.
그러나 김 대표를 향한 청와대의 공격 수위도 만만찮다. 김 대표가 이날 오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협의에 대해 청와대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힌 데 대해, 청와대는 오후에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김 대표에게 안심번호에 반대한다고 했다”며 정면 반격을 하고 나섰다. ‘진실게임’ 양상이 벌어지며 분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재반박을 자제했지만, 당내에는 ‘제2의 유승민 사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지지율 50% 수준에 이르는 박 대통령이 몰아붙일 경우, 진실과 명분을 떠나 김 대표가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김 대표가 유승민 원내대표를 지켜낸 상태였다면 이번 국면에서도 유리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로서는 독자적으로 방어해낼 힘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전략공천을 일부 수용하는 선에서 청와대·친박계와 타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황준범 기자jaybee@hani.co.kr<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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