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분석]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4가지 이유

안희수 2015. 9. 3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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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안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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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에이스 린드블럼이 피홈런 2개로 무너졌고, 야수들은 실책을 난무하며 1-13로 패했다. 5위 SK가 문학 LG전에서 8-1로 승리해 두 팀의 승차는 3.5경기가 됐고, 3경기 밖에 남지 않는 롯데는 그대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지난 2013시즌부터 3시즌 연속 추운 가을을 보내게 됐다. 지난해 'CCTV 사태'로 팬심(心)을 잃은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사장과 단장, 감독까지 교체하며 'RESTART'를 노렸다. 그러나 단기간에 팀은 바뀌지 않았다. 올 시즌 롯데의 실패 요인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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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한 마운드 개편

이종운 롯데 감독은 전지 훈련에서 '전원 선발 요원화'를 선언했다. 장원준의 FA(프리에이전트) 이적으로 생긴 선발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예 투수 등용은 물론 기존 불펜 투수들까지 선발 투수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했다. 6선발은 물론 9, 10선발까지 구축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실이 의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많은 투수에게 기회를 줬지만 지속적이지 않았다. '붙박이'로 두고 경험을 부여해야 만들 수 있는 보직이었지만 팀 성적이 떨어지자 자주 보직을 변경했다. 결국 선발진을 꾸준히 지킨 투수는 외국인 투수 2명과 송승준뿐이었다. 새로운 자원은 등장하지 않았다. 가능성을 보인 몇몇 투수를 발견했지만 판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

필승조 구축도 실패했다. 사실 강영식, 김성배, 정대현 등 베테랑이 건재하고 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정재훈까지 합류해 시즌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였다. 그러나 대부분 30대 중반을 넘어선 투수들이었다. 구위 저하, 컨디션 저하가 두드러졌다.

명확한 보직을 설정을 하지 않은고 컨디션과 결과만으로 불펜 운용을 했던 것도 문제였다. 언제 등판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은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 시즌 내내 '뒷문 불안'에 시달린 근본적인 원인이다.

롯데가 시즌 중 반등한 시기는 모두 불펜진이 안정감을 보여줬던 시점이다. 5월 중순 이후 kt에서 영입한 이성민이 셋업맨 역할을 튼실히 해냈고, 5강 경쟁이 한창이던 9월 초에는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출신 정대현이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미 체력이 떨어진 불펜진에 매 경기 호투를 바랄 수도 없었다. 물론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얻지 못한 승수는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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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력+부상' 관리 실패

올 시즌 롯데는 유독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강민호, 황재균, 정훈, 김문호가 번갈아가며 햄스트링 등 부상을 당했고, 토종 선발 송승준도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부상 선수가 당초 구단 관계자나 사령탑을 통해 언급된 시일을 훨씬 넘겨서까지 소식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트레이닝 파트의 역량, 불충분한 휴식 등 관리 문제도 함께 대두됐다.

안중열, 오승택 등 백업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줬다. 그러나 주전들이 빠진 자리를 메울 수는 없었다. 한 번 자리를 비운 주전이 다시 돌아와 제 컨디션을 찾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그 균열이 쌓이며 시즌 중반 '승수쌓기'에 실패했다.

외국인 투수 활용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롯데가 5강 경쟁을 할 수 있던 원동력은 외국인 투수 듀오의 활약 덕분이다. 이들은 한국 무대 첫 해 나란히 두 자릿수 승수를 채웠다. 그러나 의존도가 높았다. 약한 불펜진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시켰다. 린드블럼은 이미 200이닝을 넘어섰고, 레일리도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5이닝을 소화한다면 184⅓이닝을 채우게 된다. 시즌 중, 후반 승부를 걸기 위해 등판 간격을 당기기도 했다.

시즌 후반 당연히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크게 무너진 경기는 많지 않지만 전반기 보여준 구위는 잃었다. 특히 린드블럼은 최근 5경기에서 7홈런을 허용했다. 전반기 19경기에선 피홈런 14개였지만 후반기는 13경기에서 14홈런을 맞았다. 레일리도 후반기 12경기 중 4경기에서 5실점 이상을 내줬다. 그 중 7실점 이상 세 번, 조기강판도 두 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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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우외환'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이미 시즌 초부터 지난 시즌 'CCTV 사태'가 가시지 않았다. 새 사령탑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가 출범했지만 팬들의 얼어붙은 마음은 쉽게 녹지 않았다. 시즌 초반, 선발진이 선전하며 중위권을 유지해 분위기가 쇄신을 꾀하기도 했지만 위기가 온 6월부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모두 혼란과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단의 메리트 문제도 불거졌다. 시스템 변경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프런트와 마찰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주장 최준석이 '갈등은 없다'고 말해 더 큰 문제로 번지진 않았지만 하락세에 있던 성적과 맞물려 비난의 목소리가 일었다.

7월에는 손아섭과 코칭스태프 간의 소통 문제도 있었다. 아버지의 임종 직후, 병상을 지키려한 손아섭 요청이 두 번이나 묵살됐다는 내용의 칼럼이 게재됐기 때문이다. 첫 번째 요청에서는 코칭스태프 쪽이 권유해 잔류한 것이 맞지만, 두 번째 요청 거절은 사실무근으로 알려졌다. 의사 전달 체계에서 문제가 있었거나, 처음부터 요청이 없던 것이다. 그러나 워낙 민감한 문제였기 때문에 구단과 사령탑에 대한 비난이 컸다.

모기업의 오너가의 경영권 다툼도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요인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신동빈 회장이 '투자 확대'를 선언해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었지만 다른 팀 선수들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문제에 흔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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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뒷심' 부족

롯데는 최근 9경기에서 1승에 그쳤다. 9월 초 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5위 탈환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가을야구'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0-13으로 대패를 한 뒤 거짓말처럼 6연패를 당했다.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특히 24일 열린 두산과의 더블헤더 1-2전과 29일 사직 KIA전에서는 '안 되는 팀'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24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6회부터 8회까지 3연속 무사 1·2루 기회를 얻고도 단 한 점도 얻지 못하며 추격에 실패했다. 2차전에서는 교체하는 투수마다 홈런을 허용하며 경기 후반 무너졌다. 29일 KIA전은 실책 3개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타석에서는 스윙이 컸고, 그라운드에서는 집중력이 부족했다. 벤치의 마운드 운용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결정된 30일 경기에서는 믿었던 에이스 린드블럼 마저 무너졌다. 앞서 언급했듯이 과부하가 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린드블럼은 15경기 만에 5실점 이상을 허용했다. 이미 205이닝을 던진 투수다. 사활을 걸어야 할 경기에서 이전과 같은 투구를 바라기엔 무리가 있었다. 야수진은 이날도 4실책을 범하며 마운드 위 투수를 고독하게 만들었다. 희망보다 우려가 많았던 롯데의 2015시즌도 그렇게 아쉬운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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