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3순위 어쩌면 5순위, 지동원의 절박한 도전

임성일 기자 2015. 9. 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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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이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A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금은 스포트라이트가 많이 줄었으나 몇 년 전만해도 지동원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공격수로 큰 주목을 받았다. 1991년생. 이제 겨우 스물넷이니 얼마나 일찍 재능을 뽐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광양제철고를 나온 지동원은 2010년 전남 드래곤즈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첫해 K리그 26경기에 출전해 8골 4도움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인 지동원은 2011년 초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득점왕에 오른 구자철과 함께 소위 '지구 특공대'라 불렸던 지동원은 부상으로 대회에 나서지 못했던 박주영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면서 주가를 드높였다.

그리고 그해 여름, 선덜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박지성-이영표-설기현-이동국-김두현-조원희-이청용에 이은 8번째 프리미어리거이자 한국 선수들 중 최연소로 축구 종가에 입성하는 쾌거였다. 순풍에 돛을 단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쉽지 않은 주전 경쟁은 예상했으나 선덜랜드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지동원의 자신감과 경기 감각은 계속해서 떨어졌다. 이후 지동원은 임대 생활을 전전했다. 2013년 독일로 건너가 아우스크부르크에서 임대 생활을 시작한 지동원은, 선덜랜드보다는 한결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더 큰 클럽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재임대됐다.

그러나 도르트문트 생활이 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아우크스부르크로 완전 이적하면서 숨통을 틔웠고 대표팀 선배들인 홍정호, 구자철과 함께 뛰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보였던 지동원이 오랜만에 A대표팀에 호출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10월 A매치 2연전을 치를 대표팀 명단에 지동원을 포함시켰다. 지난 3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 출전해 72분을 뛴 뒤 한동안 슈틸리케호에 탑승하지 못했던 지동원의 7개월 만의 컴백이다. 냉정하지만,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다.

부임 후 1년 동안 2번의 대회(아시안컵, 동아시안컵)를 포함해 20번의 A매치를 소화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제 어느 정도 대표팀의 골격을 갖춘 모양새다. 매번 '최초 발탁자'를 명단에 포함시켰으나 이번에는 뉴 페이스가 없다. 1번이라도 호출했던 이들로만 23명을 꾸렸다. '볼 사람'들은 다 봤다는 뜻이자 이제 진짜 알맹이를 가리는 2차 경쟁을 시작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때문에 아직까지 슈틸리케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한 선수들 입장에서는 이번 2연전이 특히 중요하다. 지동원이 대표적이다. 지금 지동원의 위치는, 사실상 후순위 공격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9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지난달 명단과 크게 바꿀 부분이 없어서 많은 변화는 주지 않았다"면서 "다만 김신욱과 지동원을 두고 공격진에서 고민했다. 지동원을 다시 한 번 불러 가까이에서 점검해보기로 했다"는 뜻을 밝혔다. '원톱'은 여전히 마땅치 않다는 방증이다.

'신데렐라' 이정협이 부상으로 제외된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9월 2연전에 점검했던 석현준과 황의조를 다시 불렀다. 그리고 김신욱을 예비 명단에 넣었다. 소개한 4명과의 저울질에서 지동원이 더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신욱과 지동원을 고민했다'는 발언까지 감안한다면 후하게 평가해도 3~4순위로 여겨지는 공격수다. 어쩌면 5순위가 될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점점 팀의 틀을 갖춰나가고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앞으로 새 얼굴 발탁은 드물 전망이다. '한 번 더' 보고 싶은 선수들에게 주어질 기회도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때 눈부시게 비상했던 지동원에게 10월 2연전은 간절하고 절박한 도전이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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