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의 일침, 더 단단해질 한국축구(종합)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2015. 9. 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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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주전이 보장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이제는 그 생각을 못할 것 같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따끔한 한 마디를 던졌다. 한국 축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기분 좋은 일침’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9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10월 쿠웨이트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과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 나설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영상 인터뷰를 통해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덕분에 누구나 주전을 놓고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대표팀 내 무한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이번 대표팀의 특징, '새 얼굴이 없다‘

이번 대표팀에는 ‘새 얼굴’이 없다. 23명 모두 앞서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부름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앞서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때마다 대표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발탁해 시험대에 올려왔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대신 이번 대표팀에는 오랜만에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은 선수들이 적지 않다.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이 6개월 만에 재소집됐고, 남태희(24·레퀴야) 한국영(25·카타르SC)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 등도 3개월 만에 대표팀에 다시 합류했다.

이들이 오랜만에 복귀하면서 자연스레 대표팀 탈락의 고배를 마신 선수들도 있다. 9월 초 월드컵 예선 2연전에 나섰던 임창우(23·울산현대) 홍철(25·수원삼성) 김승대(24·포항스틸러스) 등이 예비명단으로 밀리게 됐다. 최근 5경기에서 5골을 몰아친 김신욱(27·울산) 역시 예비명단에 만족해야 했다.

지동원 ⓒ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 “가장 중요한 것, 두터워진 선수층”

이번 대표팀 선발 배경과 관련해 슈틸리케 감독은 경쟁과 실험을 화두로 올렸다. 특히 그는 올해 두 차례의 대회(아시안컵·동아시안컵)를 거치면서 부쩍 두터워진 선수층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선수들 간 경쟁 체제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명단과 대비해 크게 바꿀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면서도 “대신 소폭의 변화를 줬다. 예를 들어 임창우는 최근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반면, 김창수는 올 시즌 기복 없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어 김창우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곽태휘(34·알힐랄) 한국영 등 중동파의 재합류에 대해 “9월 초 이들이 제외된 것은 막 시즌이 시작되는 시기여서 준비가 덜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실력이 부족해서 소집을 안 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점검이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층이 많이 두터워졌기 때문에 누구나 주전을 놓고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면서 “일부 선수들이 ‘주전이 보장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 생각을 못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주전 보장은 없다” 더 단단해지기 위한 과정

대표팀의 소폭 변화 속에 슈틸리케 감독이 무한 경쟁 체제까지 강조하면서 한국 축구 역시 그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한국 축구가 더 단단해지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이미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선수들은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표팀 구성의 면면을 보면 각 포지션마다 최소 2명씩의 경쟁구도가 그려진다. 훈련 과정을 통해 진행될 서로간의 경쟁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표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비단 대표팀 내의 얘기만은 아니다. 선수들 간 경쟁 구도는 이번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선수들까지도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 임창우와 김창수의 ‘맞교체’가 말해주듯 소속팀에서의 출전과 활약 여부에 따라 대표팀 승선의 길이 엇갈릴 수도 있음이 다시 한 번 증명된 까닭이다.

이처럼 선수층이 더욱 두터워지고, 경쟁을 통해 선수들 면면의 기량도 올라온다면 자연스레 향후 대표팀까지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한국축구가 전반적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슈틸리케호는 내달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개별적으로 소집, 결전지인 쿠웨이트로 이동한다. 유럽 등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쿠웨이트로 바로 이동해 현지에서 대표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이후 대표팀은 내달 8일 오후 11시 55분(이하 한국시각) 쿠웨이트를 상대로 월드컵 예선 경기를 치른 뒤, 13일 오후 8시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자메이카와 친선경기를 벌인다.

▲ 10월 疋梁?예선·친선경기 대비 축구대표팀 명단

- 골키퍼 : 권순태(31·전북) 김승규(25·울산) 정성룡(30·수원)

- 수비수 : 김진수(23·호펜하임) 박주호(28·도르트문트) 김영권(25·광저우헝다) 곽태휘(34·알힐랄) 김기희(26·전북) 홍정호(26·아우크스부르크) 장현수(24·광저우R&F) 김창수(30·가시와레이솔)

- 미드필더 : 권창훈(21·수원삼성) 한국영(25·카타르SC) 기성용(26·스완지시티) 정우영(26·빗셀고베) 손흥민(23·토트넘) 황의조(23·성남) 구자철(26·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24·레퀴야) 이재성(23·전북) 이청용(27·크리스탈 팰리스)

- 공격수 :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 석현준(24·비토리아FC)

그래픽=김명석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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