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공공사업에 투자해 성공하면 보상한다

경기도, 새로운 방식의 사회복지사업 'SIB(사회성과연계채권)' 추진

경기도, 새로운 방식의 사회복지사업 'SIB(사회성과연계채권)' 추진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도가 공공사업에 민간 기업이 사업비를 투자해 참여한 뒤 성과를 내면 사업비와 일정비율의 성과금을 주는 방식의 새로운 복지사업을 추진한다.

경기도는 내년 1월 'SIB방식을 활용한 탈수급 유인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SIB(Social Impact Bond·사회성과연계채권)는 2010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공공예산 집행모델로, 사업성과가 나면서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45개 사업이 진행중이다.

민간자본을 활용해 중요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정부는 성과목표 달성시에만 약정된 기준에 따라 예산을 집행하는 혁신적인 자금조달방식이 특징이다.

경기도가 사업의 종합 코디네이터역할을 할 운영기관을 선정하면 이 기관이 민간투자자와 사업수행기관을 선정해 관리한다.

사업이 끝나면 제3의 평가기관이 사업성과를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성공한 경우에만 민간이 투자한 사업비와 성과보수를 준다. 반대로 실패하면 사업비를 주지 않아도 된다.

성과측정을 통해 예산이 집행되므로 지방정부의 재정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민간투자자는 사업성공시 원금에다 성과보수를 받을 뿐 아니라 공공사업 시행에 따른 사회적책임을 다하면서 기업의 이미지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투자 사업비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는 생소한 사업방식이어서 사업의 성격과 효과를 얼마나 잘 민간투자자에게 설명하느냐가 관건이다.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처음으로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경계선 지능·경증지적장애 어린이 100명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시행중이다.

경기도는 내년 1월부터 1년간 일반수급자 1천명을 대상으로 SIB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18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일반수급자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과 달리 신체결함이나 정신지체 등의 이유로 근로능력이 없다고 판정된 저소득층이다.

경기도에는 이런 일반수급자가 5만5천여명이 있는데, 이들에게는 1인당 연간 1천200여만원의 보장급여가 지급된다.

경기도는 민간사업자가 이들을 직업교육 등을 통해 수급에서 벗어나게 하면 사업성공으로 간주해 사업비와 성과보수를 지급할 계획이다.

1천명 중에서 20%인 200명을 탈수급하면 성공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탈수급에서 벗어나게 한다면 이들에게 들어가는 보장급여를 지급하지 않아도 돼 공공예산이 절감된다.

경기도는 지난 7월 '경기도 사회성과보상사업운영조례'를 제정해 사업 추진의 근거를 마련했다.

경기도는 다음달 중으로 운영기관을 선정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선정된 운영기관은 연말까지 민간투자자를 모집해 내년 1월부터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사업 실패시 투자원금에 대한 손실을 투자자가 감당하지만, 성공시에는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확보하고, 기업의 이미지도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여러 기업을 만나봤는데 대기업보다는 사고가 혁신적인 IT관련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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