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플레이 특집]이변에 눈물 흘린 비운의 희생자들

김세영 기자 입력 2015. 9. 24. 15:20 수정 2015. 9. 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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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 양용은 등에겐 '무덤'..송영한, 배윤호 매치플레이로 '만개'

배상문은 지난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32강전을 마친 뒤 짐을 싸야 했다. 자료 사진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일대일로 단판 승부를 벌이는 매치플레이에서는 매번 이변이 속출한다. 한 번 지면 탈락하는 '녹다운' 방식에다 시드가 높은 선수들에게는 '이겨야 본전, 지면 창피'라는 심리적 압박감이 더해져서다.

선수들은 다음 달 1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용인 88골프장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를 앞두고서 벌써부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22일 공식 연습 라운드를 치른 출전자들은 저마다 우승의 꿈에 부풀어 있지만 반대로 또 다시 가슴을 졸이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그들에겐 초반 탈락이 '악몽'이지만 갤러리들은 이변이 있어 매치플레이에 더욱 환호한다. 국내 남자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를 앞두고 역대 이변의 희생자들을 알아본다.

지난해 대회 최대 이변의 희생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배상문(29)이었다. 그는 32강전에서 변진재(26)에게 패해 짐을 싸야 했다. 18홀 내내 접전을 벌이던 배상문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티샷 실수 한 번으로 눈물을 흘렸다. 배상문은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카트도로를 맞고 덤불 속으로 들어가면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고, 결국 보기를 범해 파를 지킨 변진재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 대회에 4차례 출전한 배상문이 32강에 진출한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2012년 상금왕 김비오(25-SK텔레콤)도 당시 루키이던 배윤호(22)에게 덜미를 잡혔다. 당시 김비오는 1번 시드, 배윤호는 가장 낮은 64번 시드였다. 배윤호는 이후 최호성(42)과 김형성(35-현대자동차), 주흥철(34-볼빅) 등 쟁쟁한 베테랑들을 차례로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올 시즌 꾸준한 활약할 펼친 배윤호의 진가를 알린 무대가 바로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였던 셈이다.

송영한은 매치플레이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재 남자골프의 주축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사진=한석규 객원기자(JNA골프)

2013년 대회 때는 PGA 투어 아시아 유일의 메이저 챔피언인 양용은이 이변의 희생자가 됐다. 그는 8강전에서 박준원(29-하이트진로)에게 1홀 차로 패했다. 양용은은 앞서 2012년 대회 때도 32강전에서 탈락하는 등 유독 매치플레이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한 선수로 남게 됐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김대현(27-캘러웨이)도 8강전에서 송영한(24-신한금융그룹)에 가로막혔다.

홍순상(34-바이네르))은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이 매치플레이에서 2010년 공동 3위, 2011년 우승, 2012년 준우승을 기록하며 한 때 '매치의 제왕'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2013년은 달랐다. 그는 32강전에서 김위중(34)에서 6홀 남기고 7홀 차로 대패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렇듯 상위 랭커에게는 매치플레이가 자칫 명성에 먹칠을 하는 '무덤'으로 여겨지는 반면 하위 랭커들에게는 기회의 무대이기도 하다. '대어'를 낚으면 순식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데다 '져도 큰 손해가 없다'는 마음에서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친다. 배윤호와 송영한 등이 바로 그런 선수이고, 그들은 매치플레이에서 얻은 자신감을 밑거름으로 현재 국내 투어의 주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대회 우승자를 알아맞히는 것도 좋지만 거꾸로 이번에는 누가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매치플레이만이 갖고 있는 관전의 묘미다.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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