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철학자' 요기 베라, 세상에 남긴 명언과 지혜

2015. 9. 2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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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별이 졌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회자이자 뉴욕 양키스의 영원한 레전드. 영구 결번이 된 그의 등번호 8번. 10개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15년 연속 올스타. 3번의 리그 MVP.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대단했던 포수. 요기 베라가 세상을 떠났다.

23일(이하 한국시각) 외신은 일제히 베라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향년 90세. 선수 등록명으로도 사용했던 '요기'는 애칭이고, 본명은 로렌스 피터 베라.

1925년생인 그는 46년부터 65년까지 현역 생활을 했다. 즉, 그가 현역 시절 플레이 하는 모습을 실제로 봤던 세대는 현재 메이저리그의 주소비층이 아니다. 벌써 50년도 훌쩍 넘은 '옛날 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설은 영원하다. 베라는 '메이저리그 레전드'이기 이전에 실용적 철학자로서 존경받아온 인물이다. 미국 언론은 유명했던 선수의 죽음보다 한명의 지혜로운 통찰가를 잃은 것에 더욱 애통해하고 있다. SNS를 통해 전세계에서 애도 메시지가 쉴새 없이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베라의 지혜는 '요기즘(Yogism)'이라는 신조어로 대표된다. '요기'와 현상을 뜻하는 '~ism'을 결합해 요기 베라의 생각이 담긴 명언, 일화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는 지금도 많은 이들이 즐겨 쓰는 많은 명언을 남겼다.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베라의 명언 중 가장 유명한 문장이다. 야구라는 스포츠를 꿰뚫는 문장이기도 하고, 인생 전반에 비유해도 손색이 없다. 실화는 더욱 극적이다. 베라가 뉴욕 메츠의 감독이던 1973년 정규 시즌 막바지의 일이다. 메츠는 지구 최하위로 처져있었고, 베라가 곧 감독직에서 경질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당시 한 기자가 '이미 끝난 것 아니냐'고 물었고, 그때 베라의 답변이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였다. 그리고 메츠는 기적처럼 승수를 쌓으며 지구 우승을 차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는 또 "생각과 타격은 동시에 할 수 없다(I can’t think and hit at the same time)", "기록은 깨질 때까지만 존재한다(I always thought that record would stand until it was broken)", "따라하지 못한다면 모방하지 말라(If you can’t imitate him, don’t copy him)", "야구는 90%가 멘털이고, 나머지 중 절반이 육체다(Baseball is 90 percent mental. The other half is physical)", "나는 슬럼프가 아니다. 그냥 치지 못할 뿐이다(I ain't in no slump. I just ain't hitting)" 등 여전히 회자되는 이야기를 남겼다. 그리고 "난 내가 말한 전부를 말한 적은 없다(I didn't really say everything I said)"는 그의 저서 제목이자 유머(?)가 담긴 문장도 매우 유명하다.

야구 철학자, 영원히 잠들다

베라의 슬기로움이 돋보이는 이유는 별 볼일 없었던 그의 어린 시절에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그의 몇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자란 이민자의 아들 베라는 8학년(중학교 2학년)을 마치고 학교를 자퇴했고, 잠시 석탄 캐는 일을 하기도 했다. 훗날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전 인터뷰때 학력에 관한 질문을 받게 된다. 베라는 이렇게 답했다. "썩 좋지는 않았다. 당신이 알 수 있듯이 나는 어법을 종종 틀린다. 일부러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나온다"고.

또 그는 잘생기지 않은, 오히려 평범 이하의 외모와 둔탁하고 짧은 몸매로 종종 무시를 받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양키스 래리 맥페일 전 단장은 베라의 첫인상을 두고 "전혀 야구 선수처럼 안보였다. 인기 없는 아크로바틱 팀의 가장 비중 없는 선수처럼 보였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베라는 "난 단 한번도 사람을 겉모습을 보고 평가해본적 없다"고 당당히 대처했다.

특별하지 않은 배경, 대단하지 않은 외모와 조건 속에서도 베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역사를 썼다. 야구로 후배들이 길이 본 받을 획을 그었고, 그라운드 밖의 명언들은 종종 문법에 100% 맞지 않더라도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또 야구와 인생을 절묘히 비트는 현명함이 그에게 '야구 철학자'라는 별명을 안겼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90년의 인생을 마치고 그는 영면을 맞이했다. 언제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양키맨'이자 지혜로운 철학자로, 요기 베라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NYR@xportsnews.com/사진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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