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맛대로' 부채는 줄이고, 세수 부풀렸다

김승호 2015. 9. 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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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정운용계획 실제 분석해보니.. '정권 성과내기' 장밋빛 전망국가부채는 과소평가 2012년 계획에선 470조 2014년 실제로는 530조국세수입은 과대평가 2012년 계획으론 238조 2014년 실제로는 205조

국가재정운용계획 실제 분석해보니.. '정권 성과내기' 장밋빛 전망
국가부채는 과소평가 2012년 계획에선 470조 2014년 실제로는 530조
국세수입은 과대평가 2012년 계획으론 238조 2014년 실제로는 205조

정부가 매년 내놓는 5년 단위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정부 입맛에 맞춰 세우다 보니 수치가 들쭉날쭉한 '고무줄 전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채무, 관리재정수지 등 '나랏빚' 관련 수치를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행태가 해마다 되풀이돼 실제치와 차이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거꾸로 국세를 중심으로 한 총수입은 너무 공격적으로 산정, 당초 기대보다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나라의 재정운용 목표와 방향을 제시해야 할 재정운용계획(재정계획)이 실상은 재정 효율성, 건전성 제고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해마다 내놓는 경제정책에 대한 효과를 정부가 과대평가해 세금이 더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그에 따른 나라살림은 더 나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셈이다. 특히 정부가 대통령 재임기간 5년 내에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나라살림을 장밋빛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정부의 기대와 현실이 괴리가 크고, 점점 악화되는 나라살림은 후대에 더욱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2년 당시 관리재정수지는 -1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0~2014 재정계획(2010 계획), 2011~2015 재정계획(2011 계획), 2012~2016 재정계획(2012 계획)에선 2012년 관리재정수지를 모두 -14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3년 동안 단 한번도 조정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실제보다 낮은 숫자를 전망치로 제시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의 수지를 제외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이를 재정운용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 -21조1000억원을 기록한 2013년의 관리재정수지에 대한 전망은 괴리가 더욱 컸다. 2010 계획에선 -6조2000억원, 2011 계획에선 2000억원, 2012 계획에선 -4조7000억원을 각각 예상했다. 실제치와 전망치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는 2014년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전망치는 2조7000억원, 3조1000억원, 1조원으로 모두 관리재정수지가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014년 당시 관리재정수지는 실제 -29조5000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더 악화됐다.

2013년 489조8000억원을 기록한 국가채무 전망에 대해선 485조7000억원(2010 계획), 460조원(2011 계획), 464조6000억원(2012 계획) 등 예측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숫자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2014년 530조5000억원을 기록한 국가채무 전망 역시 2년 전인 2012 계획에선 470조6000억원으로 내다봐 실제와 무려 60조원 가깝게 차이가 났다.

국세수입도 2014년 당시 실제론 205조5000억원이 들어왔지만 2010 계획(241조7000억원), 2011 계획(242조6000억원), 2012 계획(238조9000억원) 모두 적게는 33조4000억원, 많게는 37조1000억원까지 차이가 났다. 이에 따라 국세수입을 포함한 총수입도 전망치와 실제치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내년 전망에 대한 수치도 들쭉날쭉이다. 2016년 국가채무에 대해선 2013~2017 재정계획(2013 계획) 당시 583조10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2014~2018 재정계획(2014 계획)에선 615조5000억원까지 늘어났고, 2015~2019 재정계획(2015 계획)에선 645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내년 관리재정수지 전망치도 -14조1000억원(2013 계획)에서 1년 만에 -30조9000억원(2014 계획)으로 2배 이상 수치가 차이 났고, 2015 계획에선 -37조원으로 또다시 늘었다.

이 기간 국세수입 전망은 252조5000억원(2013 계획)→238조1000억원(2014 계획)→223조1000억원(2015 계획)으로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부실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대한 지적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나왔었다.

이한구 의원(새누리당)은 "기재부가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매년 발표할 때마다 재정지표가 이전 전망보다 수십조원씩 차이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많다"면서 "근시안적 관점에서 재정지표를 다루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재정건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다 정밀한 재정추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은 향후 5년에 걸친 중기재정계획으로 매년 하반기 예산안 발표와 함께 내놓는다. 올해의 경우 2015~2019년 계획이 나왔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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