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페이스북, NSA처럼 시민 몰래 감시"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벨기에 개인정보 보호당국은 2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처럼 권한 없이 시민을 몰래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벨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BPC)는 이날 페이스북을 상대로 열린 재판의 모두진술에서 전 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NSA의 무차별 감청실태를 언급했다.
BPC를 대변하는 프레데릭 드뷔스레 변호사는 "NSA가 전세계 시민을 무차별로 감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모두 속상해했었는데, 페이스북은 비록 방식은 달라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PC는 페이스북이 광고를 목적으로 페이스북을 쓰지 않는 이들과, 로그아웃한 이들을 추적해 벨기에와 유럽의 사생활보호 관련 법안을 짓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BPC는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하루 25만 파운드(약 4억5천만원)의 벌금을 매기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BPC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법정에서 페이스북의 기술이 이용자들을 스팸메일과 악성소프트웨어, 다른 공격들로부터 어떻게 지켜주는지 보여줄 계획"이라며 "페이스북은 다른 인기있는 벨기에 웹사이트들과 같이 유럽연합(EU)법에 저촉되는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또 유럽에서의 데이터 수집 등 모든 영업활동에 대해서는 아일랜드 정보보호업체의 관리하에 감사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의 유럽본부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을 대변하는 폴 르페브르 변호사는 "유럽에서 페이스북의 데이터 수집을 페이스북 아일랜드의 직원 900명이 담당하는데, 어떻게 페이스북이 벨기에 법에 저촉되는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빌렘 드부케래르 벨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앞서 지난 5월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사생활을 다루는 방식에는 제동이 걸려야 한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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