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도 올랑드도 '아디다스' 걸치고 만난 카스트로

입력 2015. 9. 2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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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대통령은 2천600만원짜리 고가핸드백으로 '눈총'

아르헨대통령은 2천600만원짜리 고가핸드백으로 '눈총'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자신의 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20일(현지시간) 회동한 피델 카스트로(89)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독일의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 체육복 상의를 '예복'으로 착용했다.

"비공식적면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다양한 주제로 대화했다"던 교황청의 발표처럼 카스트로 전 의장은 편안한 복장으로 교황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쿠바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이한 셈이다.

1959년 쿠바 혁명 성공 후 권좌에 앉은 카스트로 전 의장은 2008년 건강 문제로 아우 라울 카스트로에게 자리를 내줄 때까지 공식석상에서 군복 또는 정장 차림으로 외빈을 대접했다.

1998년 자신의 초청으로 쿠바를 처음 찾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만날 때엔 정장을 입었다. 국가평의회 의장에서 물러난 뒤 2013년 쿠바에 온 베네딕토 16세와 회동할 때엔 짙은 색깔의 체크무늬 남방에 목도리를 두르고 검은색 계열의 운동복 상의를 걸친 채 만났다.

올해 5월 프랑스 역대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쿠바를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만날 때에도 카스트로 전 의장은 검정 아디다스 체육복을 입었다.

당시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때에 다른 점은 즐겨 입는 체크무늬 셔츠 대신 흰색 와이셔츠를 착용한 것뿐이다.

카스트로 전 의장이 아디다스 운동복을 즐겨 입기 시작한 건 장 출혈 수술을 받은 2006년 직후로 알려졌다. 이후 필라, 나이키 등 다른 스포츠 브랜드도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유독 아디다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그가 소문난 야구광인데다가 스포츠를 좋아하기 때문에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에서 쿠바 대표팀을 후원한 아디다스 제품을 선호하는 것 아니냐는 추정만 가능하다. 그 덕분인지 아디다스는 쿠바의 서민들이 즐겨 입는 스포츠 브랜드다.

미국과 오랜 기간 대치해온 정치적인 상황 탓에 나이키, 언더아머 등 미국에 기반을 둔 스포츠용품을 입는 것보다 독일 제품인 아디다스를 착용하는 게 낫다는 계산도 깔렸을 수도 있다.

아디다스 측은 2006년 카스트로 전 의장의 아디다스 제품 착용이 미국에서 큰 관심을 끌었을 때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 "우리는 선수들을 위해 제품을 만들 뿐 정치 지도자를 위해 만들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서민적인 카스트로 전 의장의 복장과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패션은 위화감을 불러 눈총을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1일 소개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날 쿠바 아바나의 혁명 광장에서 교황이 집전한 대규모 미사에도 참석했다.

가디언은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이 아바나 호세 마르티 공항 도착 당시에 찍힌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에르메스 핸드백이 2만2천 달러(약 2천588만 원) 상당의 고가의 제품이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가난한 자의 친구를 자처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富)는 우리의 영혼을 가난하게 만든다"며 과도한 소비를 비판하는 점을 고려해 비판론자들이 교황의 모국 수반으로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적절치 않은 행보를 꼬집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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