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비정규직 강병재씨, 농성 166일 만에 노사합의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 협의회와 강씨는 20일 1년 내 사내하청업체 소망기업 복직, 근속 및 평균임금 보장, 복직약속 불이행 기간 체불임금 지급, 복직대기기간 임금 지급 등에 합의했다.
이날 교섭에는 대우조선 노동조합,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가 입회인으로 서명을 함께 해 2011년 복직 합의 파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했다. 강씨는 이날 오후 5시 크레인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강씨는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 3만 6000명의 권리를 위해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하노위)를 구성하고 노조 가입을 운동을 벌여왔다. 이 때문에 강씨는 2009년 3월 업체 폐업이라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에서 쫓겨났다.
강씨는 2011년 3월7일 대우조선해양 정문 15만 4000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 올라 88일 동안 농성을 벌였고, 2012년 12월 31일까지 복직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회사는 복직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그는 올해 4월9일 공장 안 60m 타워크레인에 또다시 올랐다.
강씨는 “고공농성 166일째, 2011년 88일을 보태면 254일을 사랑하는 딸을 혼자 놔두고 하늘로 올라야 했다”며 “외롭고 힘들긴 했지만 함께 지켜주신 수많은 동지들과 시민들의 연대의 힘으로 오늘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고공농성 중인 부산 생탁과 택시의 송복남, 심정보 동지 그리고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옥상 광고탑에서 100여일째 고공농성 중인 최정명·한규협 동지가 승리해 하루 속히 내려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저를 지켜주셨듯 그 동지들의 투쟁에 함께 연대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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