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9단, 삼성 사장단에게 전한 말은?

이미영 기자 2015. 9. 1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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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정신과 인격에 대한 중요성 스승의 가르침으로부터 배워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바둑 정신과 인격에 대한 중요성 스승의 가르침으로부터 배워]

삼성 사장단이 16일 수요회의에서 프로바둑 기사인 조훈현 9단(이하 국수)을 초청해 그의 바둑 인생을 함께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조 국수는 그의 스승의 가르침인 "바둑보다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가르침을 한평생을 통해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고 말했다.

조 국수는 한국 바둑계의 전무후무한 존재다. 9살에 최연소 입단했고, 한국 최초로 입신(入神ㆍ9단)에 올랐다. 조 국수로 인해 한국이 바둑 강국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특별한 메시지 대신 자신의 인생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사장단에게 감동을 주었다. 조 국수는 "스승으로 모셨던 일본 바둑계 원로이신 세고에 겐사쿠의 '바둑 정신을 지키고 사람이 돼라'는 가르침을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 살았다"고 얘기했다.

조 국수는 10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겐사쿠 선생의 문화생으로 들어가 바둑을 배웠다. 당시 조 국수는 바둑계 최고 실력가였던 겐사쿠 선생을 처음 만나 둔 바둑 3판을 모두 이기고 그의 제자로 들어갔다.

겐사쿠 선생은 바둑뿐만 아니라 인생 태도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엄격했다고 한다.

겐사쿠 선생이 엄격하게 제한했던 게 바로 내기 바둑이다. 그런데 어느 날 조 국수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돈을 걸고 내기바둑을 한 사실이 겐사쿠 선생 귀에 들어갔다.

겐사쿠 선생은 이에 크게 노해 조 국수를 파면했다고 한다. 물론 조 국수는 한 달 뒤 다시 제자로 복귀했지만, 겐사쿠 선생의 엄격한 인생 가르침은 마음속에 깊이 남았다.

겐사쿠 선생의 가르침은 조 국수가 스승의 품을 떠나 한국에 돌아와 한국 바둑계를 평정했을 때에도 이어졌다. 그가 스무살 무렵 스승의 품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던 해에 겐사쿠 선생이 그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조 국수는 선생을 극진히 모실 계획을 세웠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겐사쿠 선생은 한국에서 제자와 2박3일 동안 집 밖에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으면서 바둑을 두었다.

조 국수와 바둑에 대한 깊은 얘기를 나눈 겐사쿠 선생은 "네가 10년동안 바둑에 대한 생각이 썩었으면 크게 혼내려고 했는데 생각보단 썩지 않았구나"고 말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조 국수는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 자신이 받은 가르침을 강조하며 "최근 종양이 발견되기도 했고 여러 계기로 스승들의 정신을 기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도 냈다"며 "우선 사람이 돼야 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오늘은 특별히 삼성과 관련한 이야기가 아니라 추석을 앞두고 사람들을 돌아보고 가족들을 돌아보라는 의미의 강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마감된 삼성그룹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는 10만명 이상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호 삼성그룹 인사지원팀장(부사장)은 이날 사장단회의에 앞서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하반기 공채 지원자수는 지난해보다 조금 더 늘었지만 허수는 줄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번 공채부터 '직무적합성평가'라는 별도의 서류전형을 통과한 응시자에 한해 직무적성평가(GSAT)를 진행한다. 이전에는 별도의 서류전형없이 삼성직무적성평가(SSAT)를 응시할 수 있었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기존에는 절대기준만 넘으면 응시자 누구나 시험을 볼 수 있었는데, 1차로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하다 보니, 능력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지원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미영 기자 my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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