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왼쪽의 사나이, 영국 노동당 중심으로
12일(현지시각) 영국 노동당 당수 선거에서 비주류로 살아온 '강경 좌파' 제러미 코빈(66)이 1차 투표에서 59.5%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그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노동당을 뿌리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코빈이 말하는 '뿌리'는 노동자를 말한다. 이 때문에 1997년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집권 후 노동당이 추구해 온 '제3의 길' 노선이 전면적으로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3의 길'은 민영화와 복지 축소로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고 민간 부문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노동당이 신자유주의 논리의 일부를 채택해 좌와 우가 아닌 새로운 길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코빈은 이번 선거에서 복지 확대와 주요 공기업의 국유화, 무상교육, 세금 확대를 주장했다. BBC방송은 13일 "노동당 전체가 역사적인 노선 투쟁에 휘말려들 운명"이라고 보도했다.
1982년부터 의원 경력만 33년이지만, 코빈은 이번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입바른 소리 잘하는 아웃사이더'에 불과했다. 노동당에서 당론(黨論)과 다른 투표를 한 것이 500차례가 넘는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긴축정책과 반(反)노조 정책에 시달리던 노조원들과 젊은 층이 적극 호응하고 나섰다
앞으로 캐머런과 코빈의 정치적 대결이 영국 정계에 펼쳐질 전망이다. 코빈과 캐머런은 이념·정책뿐 아니라 성장 배경에서도 대척점에 서 있다. 캐머런은 부유한 주식 중개인의 아들로 명문 옥스퍼드대학을 나왔다. 반면 코빈은 전기 기술자 집안 출신으로 북런던 기술전문대학을 다니다 중퇴한 것이 최종 학력이다. 자동차도 없고, 자전거를 즐겨 탄다.
코빈의 강경 좌파 노선 때문에 노동당의 집권 가능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간 인디펜던트는 "코빈의 일관되고 분명한 정치적 지향이 캐머런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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