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현장]'생방송 복면가왕' 발목잡은 역대급 해프닝

윤준필 입력 2015. 9. 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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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윤준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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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복면가왕’이 생방송은 불가능하다는 편견에 도전했다. 3,000여명의 시민들은 편견에 도전한 ‘복면가왕’을 마음껏 즐겼다.

11일 오후 서울 상암문화광장에서는 ‘DMC페스티벌 2015-특별생방송 여러분의 선택 복면가왕’(이하 생방송 복면가왕)이 진행됐다. 쇼가 시작하기 몇 시간 전부터 서울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나빠진 날씨 탓에 과연 관객석이 얼마나 찰지 미지수였다. 걱정이 무색하게 시민들은 MBC가 준비한 약 3,000여 석을 모두 채웠다. 어린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심지어 외국인까지 복면가수들의 노래를 듣기 위해 상암문화광장에 모였다.

# 가면으로 하나 된 축제. 복면의 물결
‘생방송 복면가왕’ 측은 초대받은 관객들에게 가면을 쓰고 현장에 올 것을 요청했다. 일종의 드레스코드였다. 유치하게 느낄 수 있는 부탁이었음에도 관객들은 모두들 가면을 들고 상암을 찾았다. 가면을 챙겨오지 못한 관객들은 인근 상점에 들어가 가면을 구입하는 열정을 보였다. 관객석에서는 고양이, 개구리, 뽀로로, 아이언맨,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등 각양각색의 다양한 가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복면의 물결이었다. 3,000여명의 관객들은 ‘생방송 복면가왕’을 통해 가면으로 하나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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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자부활전? 긴장감은 ‘복면가왕’ 못지 않았다
이날 ‘생방송 복면가왕’은 지금까지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했던 100여명의 복면가수들 중에 가왕이 되지 못했던 복면가수 8명이 출연해 노래 대결을 펼쳤다. 이미 ‘일밤-복면가왕’을 통해 화제가 됐던 가수들이 다시 출연했던 것이기에 생각보다 일찍 복면가수가 누구인지 맞추는 관객들도 많았다. 1라운드 3조 듀엣곡 대결에서 관객들은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 몇 소절만 듣고도 ‘육군병장 나폴레옹’의 정체가 ‘미스터리 도장신부’로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던 백청강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복면을 쓴 가수들의 정체보다 누가 가왕이 되는지에 더 주목했다. 가왕에 오른 가수는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해 현재 가왕과 바로 붙을 수 있는 특혜가 주어지기 때문이었다. 8명의 치열한 접전 끝에 가왕에 오른 가수는 ‘감성보컬 귀뚜라미’였다. 김민우의 ‘사랑일 뿐야’, 조용필의 ‘비련’,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를 부른 ‘귀뚜라미’는 마치 ‘생방송 복면가왕’을 위해 칼을 갈고 나온 사람 같았다. 비 내리는 가을에 어울리는 ‘귀뚜라미’의 노래는 관객들을 모두 감상에 젖게 만들었다. 이날 ‘생방송 복면가왕’의 가왕을 차지한 ‘귀뚜라미’는 다음 ‘일밤-복면가왕’에 녹화에 출연해 가왕과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 아쉬움을 남긴 ‘생방송의 묘미?’
‘생방송 복면가왕’은 작곡가 김형석, 개그맨 김구라, 지상렬, 김신영, 슈퍼주니어 강인, 애프터스쿨 나나, 가수 김연우 등 연예인 판정단과 현장 관객석에 위치한 200명의 판정단 그리고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투표로 다음 라운드 진출자를 가렸다. 공정성을 가리기 위해 두 사람의 노래가 끝난 후 3분 동안만 투표를 진행했다.

그런데 생방송이 진행되는 중간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1라운드가 모두 끝나고 준결승에 진출하는 복면가수가 모두 가려진 가운데, MC 김성주가 무대에 올라 “죄송한 말씀을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바로 1라운드 두 번째 조였던 ‘카리스마 LP소년’과 ‘대답 없는 거울 공주’의 결과를 바꿔 발표한 것이다. 게다가 승자였던 ‘카리스마 LP소년’이 2라운드 솔로곡을 부르며 정체를 공개한 후였기 때문에 모두들 헛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조슬기

결국 판정은 번복됐다. ‘거울공주’ 장혜진이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것이 되고 생방송으로 모두에게 얼굴을 공개했던 ‘LP소년’이 2라운드에 진출했다. ‘LP소년’은 3라운드에 부르려고 했던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부르며 2라운드를 마무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2라운드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 ‘LP소년’은 기권을 선언했다. 편견 없이 노래를 평가해야 하는 것이 ‘복면가왕’의 취지인데 자신은 이미 모두가 정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공정한 투표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결국 ‘LP소년’ 비투비 육성재는 2라운드에서 기권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생방송에서 벌어지는 돌발 해프닝을 흔히들 ‘생방송의 묘미’란 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다음 라운드 진출자와 탈락자가 바뀌는 해프닝은 ‘생방송의 묘미’라기보다 ‘옥에 티’였다. 이 ‘옥에 티’가 없었더라면 ‘생방송 복면가왕’이 더 흥미진진한 쇼가 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생방송 복면가왕’은 분명 ‘DMC 페스티벌’을 더욱 축제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가면이라는 드레스코드를 지정하고, 이번 생방송이 단순히 일회성 특집으로 머무르지 않도록 ‘일밤-복면가왕’과의 연계도 시도했다. 하지만 탈락자와 진출자가 바뀌는 결정적인 실수가 이러한 노력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일밤-복면가왕’이 생방송으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란 편견도 깨지 못했다. ‘생방송 복면가왕’은 아쉬움이 남는 특집이 되어버렸지만, ‘귀뚜라미’가 ‘일밤-복면가왕’ 등극에 도전하는 것만큼은 흥미진진하게 그려지길 기대해본다.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조슬기 인턴기자 kelly@,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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