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3조 부호가 '착한 여성속옷' 만드는 까닭은?

2015. 9. 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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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샵 의혹’으로 논란 빚은 빅토리아 시크릿 쇼 모델 ‘미란다 커’
-과도한 다이어트 부추기는 란제리 업체들의 섹시 마케팅
-쇼텐슈타인 아메리칸이글 회장이 만든 속옷브랜드 ‘에어리’
-에어리 광고에는 빼빼마른 모델과 ‘보정’ 없어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 기자]한 번쯤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 패션쇼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미국 유명 속옷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이하 빅시)이 매년 12월 개최하는 이 패션쇼는 아슬아슬한 속옷을 입은 모델들이 런웨이를 걷는 자극적인 무대로 유명합니다. 이 쇼에 등장하는 모델은 하나같이 잘록한 허리의 완벽한 몸매를 자랑합니다.

빅시 쇼를 거쳐간 대표적인 모델이 미란다 커(Miranda Kerr)입니다. 그런데 그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몇 장으로 비난받고 있습니다. 일명 ‘뽀샵(사진보정 소프트웨어 포토샵의 속어)’ 의혹 때문입니다.

그는 최근 SNS에 몸매를 과시하는 사진 몇 장을 올렸다가 보정 사실이 들통났습니다.

몸매를 보정한 사진으로 논란이 된 미란다 커 [사진=데일리메일 사이트 캡처]

문제가 된 사진을 보면 카페트 선의 일부분이 휘어져 있는 등 왜곡된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허리를 가늘게 보이도록 보정한 것뿐인 미란다 커가 이처럼 큰 비난받는 이유는 뭘까요.

요즘 깡마른 몸매의 모델들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빼빼마른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거식증에 시달리다 숨지는 모델이 나오는 등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마른 몸을 만들기 위한 과도한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 4월 프랑스에서는 깡마른 몸매를 지닌 모델을 활동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하는 등 세계 각국이 마른 모델 퇴출에 나서고 있습니다. 비현실적인 몸매에 대한 환상이 여성들의 신체에 대한 자신감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미국 여성속옷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빅시도 같은 이유로 비난의 대상입니다. 빅시의 섹시 마케팅이 ‘마른 몸매가 아름답다’는 고정관념을 부추긴다는 이유입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완벽한 몸’(Perfect Body) 광고

빅시는 지난해 깡마른 여성 모델들이 등장한 사진에 ‘완벽한 몸’(Perfect Body)라는 문구를 넣은 광고를 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빅시의 매장에 가더라도 실용적인 속옷보다는 섹시한 속옷이 대부분이고, 큰 사이즈 제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습니다.

특히 마른 몸매의 모델이 등장하는 속옷 패션쇼는 늘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실제 빅시 패션쇼 모델의 몸매는 비현실적입니다. 빅시 모델의 평균 키는 177㎝가 넘고, 몸무게는 50.8㎏, 가슴-허리-힙 사이즈는 34-24-34였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를 만들어낸 레슬리 웩스너(77) 리미티드 브랜즈 창립자

이같은 속옷 패션쇼를 만든 사람은 레슬리 웩스너(Les Wexnerㆍ77) 리미티드 브랜즈(Limited Brands) 창립자입니다. 그는 1982년 파산 직전의 빅시를 100만달러에 인수해 세계 최고의 란제리 브랜드로 키웠습니다.

그의 성공 마케팅 중 하나가 속옷 패션쇼를 통해 ‘속옷=패션’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속옷 패션쇼가 인기를 얻으면서 빅시 브랜드 가치는 올랐고, 그의 자산도 76억달러(한화 약 9조1000억원)로 뛰었습니다. 

‘진짜 몸매’(Aerie Real) 캠페인을 시작한 제이 쇼텐슈타인(60) 아메리칸이글 회장

섹시함을 강조하는 웩스너와 달리 ’편안한‘ 속옷을 만들어 주목받는 부호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 ‘아메리칸이글 아웃피터스’의 회장 제이 쇼텐슈타인(Jay Schottensteinㆍ60)입니다. 그는 27억달러 자산을 보유한 쇼텐슈타인 가문의 후계자로, 가문의 여러 사업을 물려받아 1980년 아메리칸 이글 회장 자리에 오릅니다.

이어 2006년 속옷브랜드 에어리(Aerie)를 출시합니다. 에어리는 탄생한 당시부터 10ㆍ20대 여성을 위한 실용적이고 편안한 속옷을 목표로 합니다. 속옷 값도 빅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일반인 여성을 모델로 기용한 에어리의 광고. 사진은 보정하지 않는다.

에어리가 미국의 소녀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은 건 지난해 1월 ‘진짜 몸매’(Aerie Real)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에어리는 광고에 빼빼마른 몸매의 모델 대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몸매의 여성을 모델로 기용합니다. 특히 광고사진을 절대 보정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미섭식장애협회(NEDA)를 지원하면서, 과도한 다이어트로 거식증 등을 겪고 있는 섭식장애 환자를 돕기 시작했습니다.

이 캠페인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수많은 여성들이 ‘진짜 몸매’ 셀피(selfie, 셀카의 영어표현)를 찍어 SNS에 올리며 이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캠페인은 매출 상승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에어리의 작년 연간 매출은 9% 상승했고, 올 2분기에는 18% 올랐습니다. 

‘진짜 몸매’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해 1분기(1Q2014) 이후 에어리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자료=톰슨로이터]

쇼텐슈타인 회장이 ‘착한 속옷’을 만들게 된 계기는 요즘 여성들이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미디어나 광고 등에 노출되는 여성들의 비현실적인 몸매 때문에 어린 여성들이 ‘깡마른 몸매가 섹시하다’는 잘못된 관념을 갖게 된다고 봤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를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그의 이런 행동이 시장을 선점한 빅시에 맞서기 위한 마케팅일 뿐이라고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섹시하진 않지만 편안한’ 에어리의 속옷이 뜨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 에어리의 캠페인 덕분에 마른 몸매보다는 건강한 몸매를 되찾으려는 여성이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진정한 당신의 모습이 아름답다.”(the real you is sexy.)

에어리는 앞으로도 이같은 캠페인을 계속 진행할 계획입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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