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목을 7번 찔린 젊은 엄마가 '자살'?

우상욱 기자 2015. 9. 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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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4년차의 신혼티를 못 벗은 24살의 주부입니다. 두 살짜리 어린 딸을 데리고 있습니다. 당시 딸의 분유를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등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에 7번이나 찔린 상처를 남긴 채 숨졌습니다. 목의 3분의 1이 잘렸습니다. 이런 끔찍한 죽음에 대해 경찰의 결론은 '자살'입니다. 여러분은 납득하실 수 있겠습니까?

야오화중과 아내 가오레이는 모두 안후이 푸양시 출신입니다. 4년 전 결혼한 이들은 산둥성 가오미시에서 직장을 구해 살림을 차렸습니다. 2살짜리 딸 시시를 얻어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야오씨가 지난 6월 말 간쑤 지역으로 출장을 갔습니다. 며칠 뒤부터 갑자기 아내와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전화해도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 7월8일 걱정이 된 야오씨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집에 가 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버지 야오첸리씨는 며느리와 손녀가 있는 가오미시 근교의 마을로 찾아갔습니다. 야오 부부가 사는 집은 단독 주택이었습니다. 며느리는 방범을 위해 평소 대문을 잠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대문이 열려 있었고 대신 안쪽으로 쇠사슬이 걸려 있었습니다. 시아버지 야오씨는 문을 밀고 들어갔습니다. 집안은 칠흑 같이 어두웠습니다. 즉시 침실로 가서 등을 켰습니다. 침대 위에는 손녀 시시만이 누워 있었습니다. "엄마 어디 있니?" 할아버지의 물음에 시시는 반대편 부엌 쪽을 가리켰습니다.

부엌에 가서 본 광경에 야오씨는 혼비백산 했습니다. 부엌 바닥은 온통 피바다였습니다. 며느리는 그 가운데 쓰러져 꼼짝도 않았습니다. 야오씨는 그대로 부엌을 나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간쑤에 있는 아들에게도 상황을 전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며느리 가오씨의 부모가 안후이에서 달려왔습니다. 가오씨의 시신을 검시한 결과를 듣고 가족들은 또 한 번 기절초풍 했습니다. 가오의 목에는 7번이나 칼에 찔린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5번은 치명상이었습니다. 목의 대동맥이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목의 거의 3분의 1이 잘린 상태였습니다.

한 달 가깝게 지난 8월5일 경찰이 수사 결과 통지서를 보내왔습니다. 그 내용은 야오씨 가족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오씨의 죽음은 '자살'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따라서 범죄 혐의점이 없어 수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야오씨는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건이 있은 뒤 아내가 숨진 주방에 가봤어요. 아내는 죽기 직전 밀가루 반죽을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전자레인지 안에는 우유를 데우고 있었고요. 분명히 저녁 준비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녁을 만들다 말고 갑자기 자살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야오의 아버지도 펄쩍 뛰었습니다. "시시가 당시 엄마가 숨지기 전에 남자 두 명이 집에 왔었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침실 안의 물건도 마구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야오씨는 집에 보관하고 있던 돈이 전부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이 골목길 어귀에 있는 폐쇄회로 카메라의 화면도 확인하지 않았어요. 수사가 부실합니다."

담당 경찰관은 이에 대해 야오씨 가족의 답답한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수사 결과 내린 결론이었다고 해명합니다. 문제의 폐쇄회로 화면도 구하기 위해 몇 번 카메라를 설치한 주인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다만 그 주인이 감시 카메라가 이미 고장 나서 촬영된 화면이 없다고 주장해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야오씨 가족에게 수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시 검찰원에 민원을 제기해 상급 공안국의 재수사 결정을 받도록 안내했다고 말했습니다.

야오씨 가족은 당연히 절차를 밟았고 검찰의 재수사 결정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산둥시 가오미시 공안국은 이웃 쯔보시나 멀리 칭다오시 등 산둥성 다른 공안국 소속 법의학 전문가 5명을 초빙했습니다. 그리고 가오씨 사망 사건을 전면 재수사 했습니다. 새로 검시와 부검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들이 도출한 수사 결론은 1차 수사와 같았습니다. 가오씨의 죽음은 '자살'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목 부분의 상처 가운데 치명상은 1군데뿐이었습니다. 그 상처 주변에 찔린 것처럼 보이는 5곳의 상처는 피부가 갈라지면서 생긴 흔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목의 나머지 2군데 상처는 단순히 피부에 생긴 자상이었습니다. 목 부분의 치명상도 찔린 각도 상 스스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두 번의 자상은 주저흔일 뿐이고 한 번의 치명적인 자상으로 대동맥이 끊기면서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숨진 것입니다. 목 이외의 다른 신체 부위에는 전혀 상처가 없었습니다. 아울러 사망 현장과 수거된 과도에 가오씨의 DNA 외에 다른 사람의 DNA는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또 공안국의 수사 결과 가오씨가 남긴 문자 메시지에 다른 가족들과의 긴장 관계, 삶에 대한 부정적 관념이나 언행이 표현돼 있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자살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사 책임자의 설명입니다.

정말 파면 팔수록 이해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2살짜리 아기를 돌보던 20대 초반의 엄마입니다. 아기 분유를 데우는 등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죽고 싶다는 강한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야채 썰던 칼을 들어 목을 두 번 찌릅니다. 피부에 자상만 남겼습니다. 제대로 마음을 먹고 대동맥이 절단 되도록 깊이 찌릅니다. 확실히 숨지기 위해 칼을 비틀어 목의 3분의 1일 끊길 만큼 칼질을 합니다. 이렇게 처절하게 죽도록 마음먹은 이유는 가족 사이에 있던 약간의 갈등입니다.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십니까?

물론 야오씨 가족도, 가오씨의 부모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더 상급 공안 기관에 재수사를 다시 신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번에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갈만한 명확한 수사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우상욱 기자woos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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