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향한 류중일 감독의 무한신뢰와 고마움

김진성 2015. 9. 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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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 나이에 이 정도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삼성 임창용은 3일 인천 SK전서 14-2로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투수가 12점 리드 상황서 굳이 왜 1이닝을 소화했을까. 알고 보니 임창용이 자청한 등판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4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본인이 직전 등판(1일 창원 NC전 1이닝 3실점)서 좋지 않아서 한번 던져보고 싶어하더라. 그 상황서 9회에 내보내면 이상할 것 같아서 8회에 내보냈다"라고 털어놨다.

임창용은 1일 NC전서 6-3으로 앞선 9회말에 등판했다. 그러나 1사 1,3루 위기를 맞더니 이종욱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맞았다.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 임창용은 그날 전까지 올 시즌 피홈런이 딱 하나였다. 더구나 홈런타자도 아닌 이종욱에게 그 상황서 결정적인 한 방을 얻어맞은 건 임창용으로선 유쾌할 리 없었다. 충격을 털어낼 계기가 필요했다. 3일 SK전은 좋은 기회였다. 1이닝을 1탈삼진을 섞어 쾌투, 특유의 위력을 과시했다.

▲무한신뢰

류 감독은 모든 간판선수에게 그렇듯 베테랑 임창용에게도 무한 신뢰를 보낸다. 지난해 숱한 구원실패로 흔들렸을 때도 감쌌다. 현실적으로 대안이 마땅치 않았고, 일본과 미국을 경험한 베테랑 투수가 결국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지난해 정규시즌서 고전했던 임창용은 넥센과의 한국시리즈서 쾌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 류 감독은 임창용이 시즌 준비하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봤고, 마무리로 다시 한번 낙점, 시즌 내내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3일 SK전 구원등판은 류 감독이 임창용을 철저히 신뢰하고 있다는 방증.

1일 블론세이브를 범했지만, 평균자책점은 아직 3.07. 갑작스러운 국내복귀로 시즌 준비가 미흡했던 지난해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괌,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준비를 철저히 하면서 타자들이 체감하는 구위가 작년보다 좋아졌다. 그리고 철저한 자기관리로 나이 마흔에도 거뜬히 타자들을 이겨내고 있다. 25세이브로 리그 3위, 피안타율 0.248에 WHIP는 1.18로 풀타임 마무리투수들 중 가장 낮다. 각종 세부적인 지표에서 다른 팀 마무리투수들에게 비교우위를 점한다.

류 감독은 "지금 최고 마무리는 임창용이다. 워낙 몸이 부드럽고 유연성이 좋다. 앞으로 2년 정도는 지금 기량을 유지할 것 같다. 요즘 마흔은 마흔도 아니다"라며 임창용에게 찬사를 보냈다. 실제 유연성은 타고 났다. 팔스윙이 빠르고 날카롭다. 여전히 스리쿼터와 사이드암을 오가며 150km을 던질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스트레칭 등 본인의 후천적인 노력이 결합되면서 오랫동안 좋은 구위를 유지하고 있다. 류 감독으로선 알아서 몸 관리를 잘하는 임창용에게 굳이 잔소리를 할 이유가 없다.

▲고마움

류 감독은 임창용의 1일 블론세이브를 회상하면서 "그만하면 괜찮다. 그 나이에 그 정도로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라고 했다. 한국나이로 마흔. 선수생명이 길어진 요즘에도 마흔에 선수생활을 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부담감과 압박감이 엄청난 마무리 투수다.

류 감독으로선 임창용에게 고마울 수밖에 없다. 그는 "창용이가 없었다면 지만이를 마무리로 써야 했고, 지만이 자리를 메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했다. 오승환이 2013시즌을 끝으로 일본프로야구 한신으로 옮기면서 마무리 보직이 비었고, 실제 류 감독은 안지만의 마무리 전환을 준비했다. 만약 임창용이 복귀하지 않고 안지만 마무리 전향이 현실화됐다면 삼성 필승계투조는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에 빠졌을 것이다. 임창용이 돌아왔음에도 삼성 필승조의 전반적인 위력은 예년만 못하다.

류 감독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완벽한 걸 바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승환이 던지는 것만 보다가 창용이를 보니까 불안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손승락(넥센), 봉중근(LG, 현재 선발전환) 같은 마무리 투수들도 구하기 어렵다. 두 사람 역시 마무리투수로 잘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모두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믿고 지켜보면 결국 자신이 가진 경쟁력을 어느 정도 발휘해낸다는 뜻. 임창용도 그렇게 지난 2년간 믿고 기다렸고, 결국 성공으로 귀결됐다. 류 감독은 올 시즌 부활한 임창용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사진 및 기사 구매 content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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