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배우고 생각하는 인공지능, 개인비서 필요 없어요

정진우 2015. 9. 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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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속으로] 사람다워지는 '딥러닝(deep learning)'빅데이터·알고리즘 연결 첨단기술사진만 입력해도 주변 음식점 알려줘구글, 사물 인식 기반한 정보 제공음성 인식 서비스도 개발 계획
사람이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그녀(Her)’. 윤리성과 도덕성을 갖춘 로봇이 등장하는 영화 ‘채피’와 인공지능 로봇이 인류를 지배하는 세상을 그린 영화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서막)’(왼쪽부터). [각 사 홈페이지]

“당신을 뭐라고 부르면 되죠?”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녀(Her)’에서 부인과 별거 중이던 주인공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운영체제(OS1)를 구입한 뒤 이렇게 묻는다. 잠시 고민하던 OS1은 곧 “음, 나는 사만다예요”라고 답한다. 불과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 『아기 이름 짓는 방법』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18만 개의 이름 중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을 선택한 것이다. 테오도르가 당황하는 사이 사만다는 대화를 이어간다. “사만다라는 이름을 발음할 때 소리가 좋네요.”

 영화는 사만다를 단순한 운영체제가 아닌 ‘또 하나의 의식’이라고 소개한다.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을 알아주는 직관적인 실체”라는 것이다. 실제로 테오도르는 사만다로부터 위로를 받고 사만다의 이야기에 공감하다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영화 속 줄거리지만 이미 우리 주변 곳곳에는 수없이 많은 ‘사만다’가 있다.

 페이스북은 메신저에 ‘M’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위한 시험에 한창이다. 페이스북 ‘M’은 “오늘 광화문 주변에서 매콤한 음식을 먹고 싶은데, 어디가 좋을까?”라고 검색하면 자동으로 인터넷 창이 열리며 식당을 추천해주는 ‘개인 비서 시스템’이다. 스스로 학습하고 사람처럼 생각하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딥러닝 기술이 탑재된 인공지능은 식당의 맛과 이용자 후기, 가격 등 모든 정보를 종합해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빅데이터와 알고리즘(algorithm·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건별로 명령을 수행하는 절차)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스스로 학습하고 응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다. 즉 인간의 뇌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딥러닝을 바탕으로 컴퓨터는 기계적이고 반복되는 업무에 국한됐던 한계를 뛰어넘어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구글은 2012년 ‘딥러닝 프로젝트’를 통해 1000만 개의 유튜브 영상 중 고양이의 모습이 담긴 영상만을 골라내는 데 성공했다. 딥러닝 기술을 통해 컴퓨터가 이미지를 인식해 사물을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구글의 딥러닝은 ‘사물 인식’을 넘어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제주도에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을 입력하면 기존에 입력된 사진자료와 위치정보, 얼굴인식 기능 등을 바탕으로 “제주도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 좋은 곳은 ○○○입니다”라고 음식점을 추천해 주는 식이다. 최근 구글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음성 인식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의 CEO인 래리 페이지는 “2017년이면 구글 번역기를 통해 64개 언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중국 최대의 검색 서비스업체 바이두(百度)는 지난해 세계적인 딥러닝 전문가인 스탠퍼드대 앤드루 응 교수를 영입하며 본격적인 딥러닝 경쟁에 뛰어들었다. 실리콘밸리에 딥러닝을 연구하는 인공지능연구소를 개설하고 향후 5년간 5억 달러(약 5920억원)를 투자하겠단 계획도 발표했다. 위카이(餘凱) 바이두 인공지능연구소 소장은 “현재 딥러닝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사물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무인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딥러닝 기술의 발달로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 오히려 인류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전투로봇이 대표적이다. 스티븐 호킹은 지금과 같은 속도로 딥러닝 기술 등 인공지능이 발달하게 된다면 100년 안에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한 인공지능의 개발은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공상과학(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1939년 『핑계(Runaround)』라는 소설에서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가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되고 ▶인간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선에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며 ▶이 두 가지 법칙을 위배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는 ‘로봇 3원칙’을 제시했다. 하지만 군사용 전투로봇이 전쟁에 활용된다면 이와 같은 로봇 3원칙은 깨지게 될 것이고, 전투로봇은 결국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폭력성을 띠는 ‘터미네이터’가 될 수밖에 없다.

 전투로봇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미국 조지아공대 로널드 아킨 교수는 “딥러닝을 통해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라면 전쟁에 관한 국제법이나 교전수칙 등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딥러닝을 통해 로봇의 지능만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성’까지도 함께 교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개봉한 공상과학(SF)영화 채피(Chappie)는 도덕과 윤리 등 인간의 마음을 갖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에서 점점 사람을 닮아가는 채피는 엇나간 욕망과 거짓 등 인간의 비윤리적인 단면을 경험한 후 이렇게 묻는다. “너희 인간들은 왜 그러는 거야?” 윤리 로봇은 결국 인간 사회에서의 윤리가 전제될 때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S BOX] 호킹 “인공지능 가진 킬러로봇, 원자폭탄보다 위험”

인류 역사에서 규제는 늘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킬러로봇 또한 마찬가지다. 로봇이 사람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한 ‘로봇윤리’는 걸음마 단계인데 킬러로봇은 이미 전장 곳곳에 배치되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2013년 보고서를 통해 킬러로봇이 미국·이스라엘·영국·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개발됐거나 실제 전투에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달 키 1m88㎝, 몸무게 150㎏인 인간형 로봇 ‘애틀러스’를 공개했다. 2년 전만 해도 평지에서 느릿느릿 걸어가는 수준이던 킬러로봇이 이제 총과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장착한 채 산길을 뛰어올라갈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레이더 신호로 적군을 감지해 선제공격에 나서는 무인기 ‘하피(Harpy)’를 배치해 팔레스타인군과의 전투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근 휴전선 일대에 배치한 지능형 경계·공격시스템 ‘SGR-1’도 대표적인 킬러로봇이다.

 딥러닝을 통해 킬러로봇의 실전 배치가 현실화하자 국제사회에선 킬러로봇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엔 군축 담당 고위대표인 안젤라 케인은 지난달 “킬러로봇 개발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7월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와 스티븐 호킹 박사 등 과학기술계 인사와 철학자 1000여 명 또한 “인공지능을 가진 킬러로봇은 원자폭탄보다 심각한 위험”이라며 킬러로봇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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