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임준혁, 수비 하나에 무너진 평정심

2015. 9. 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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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광주, 이선호 기자]KIA 우완투수 임준혁이 9승 사냥에 또 실패했다.

임준혁은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등판했으나 6회1사까지 10안타 2사사구를 내주고 4실점했다. 타선이 극심한 부진에 빠진데다 수비수의 실수까지 더해지는 삼중고였다. 결국 팀이 0-4로 뒤진 가운데 강판해 승리는 물거품이 됐다.

선발 임준혁은 2회까지 씩씩하게 잘 던졌다. 1회는 삼진 1개 포함해 삼자범퇴로 막았다. 2회는 1사후 최준석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두 타자를 모두 내야땅볼로 유도했다. 제구력을 앞세운 특유의 완급투구에 롯데 타선이 맥을 추지 못했다.

3회초도 첫 타자 안중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런데 다음타자 문규현 타석에서 일이 벌어졌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를 던져 평범한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중견수 박준태가 달려나오는 듯 하더니 그대로 멈추었다. 조명으로 들어간 타구 방향을 놓친 것이다. 타구는 한참 후에 박준태의 10m 앞에서 떨어졌다.

문규현은 2루까지 파고들고 있었고 박준태가 급하게 달려나와 송구를 했지만 늦었다. 평범한 뜬공이 2루타로 돌변한 순간이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1사 2루가 되자 임준혁이 흔들렸다. 손아섭에게 3유간을 빠지는 적시타를 맞았고 이우민은 몸에 맞히는 볼을 던졌다. 정훈에게도 3유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이어지며 2실점했다. 평정심을 잃은 것이다.

이 수비는 또 다른 파장을 낳았다. 박준태는 3회말 타석에서 윤완주로 교체됐다. 문책성 교체였다. 그리고 4회초 수비까지 이어졌다. 윤완주를 2루에 기용하려다보니 박준태 자리에 우익수를 보던 김다원이 들어갔고 우익수에는 2루수 김주형이 이동했다. 하필이면 오승택(우중간)과 박종윤(좌중간)의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됐다.

까다로운 타구를 잡기에는 두 외야수의 타구판단과 발이 느렸다. 대량실점의 위기였고 한 점이라도 내준다면 경기 흐름을 그대로 넘겨주는 듯 했다. 그래도 임준혁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는 평정심을 되찾았다. 후속타자들을 삼진과 병살로 유도해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이다. 최근 임준혁의 진화한 투구능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3~4회의 후유증은 있었고 5회 흔들렸다. 손아섭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2사3루에서 아두치에게 우전적시타를 맞았다.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오승택에게 좌월 2루타를 맞고 추가실점했다. 6회초는 1사후 문규현에게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고 강판했다. 유창식이 추가 실점을 막았다. 투구수는 93개. 초반에는 유난히 컨디션이 좋아보였지만 불운한 결과였다.

투수는 외롭다.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들의 방망이를 못치거나 수비가 흔들리면 이기기 어렵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갖는 것이 바로 선발투수의 운명이다. 비록 9승에 실패했지만 임준혁은 투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절감한 경기였을 것이다. /sunny@osen.co.kr<사진>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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