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정면 충돌..친노·비노 가세 '일촉즉발'

조소영 기자,서미선 기자 입력 2015. 9. 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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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혁신 실패, 정풍운동해야"..文 "자기 정치 위해 당 흔드는 건 도리 아냐" 김상곤, 安 겨냥 "당 위기 책임 있는 분이..혁신위 흔드는 의도 강력 경고" 친노·비노, 당 혁신 문제 놓고 장외 언쟁 격화..중앙위 열리는 16일 정점 이를 듯
지난 4월 13일 오후 부산시 동구 초량동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 당사에서 열린 '오륙도 연구소' 출범식에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나란히 앉아있다. (부산=뉴스1) 이승배 기자 © News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서미선 기자 = 한동안 잠잠했던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갈등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최근 친노(親노무현)·주류 측과 비노(非노무현)·비주류 측은 당 혁신 문제와 관련 장외에서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특히 전·현직 대표들 간 이 주제를 놓고 '핑퐁게임'을 벌이는 등 당내 계파갈등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모습이다.

비노 측은 친노 측이 전개해왔던 당 혁신위원회 활동이 이달 중순 마무리되는 것과 맞물려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으며, 친노 측도 기싸움에 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혁신위가 오는 7일 내년 총선 공천안을 담은 '10차 혁신안' 발표 시점과 혁신위 활동 종료시점인 16일 중앙위원회 개최 때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추석민심'을 잡기 위한 탈당 및 신당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어 새정치연합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상황을 맞고 있다.

4일 혁신위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비노 측은 당의 혁신과 관련 강하게 충돌했다.

이날 혁신위는 안 전 대표가 지난 2일 "지금까지 당의 혁신은 실패했다. '정풍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혁신위를 흔들고 혁신안을 바꾸려는 의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전 대표의 한 분으로서 당 위기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데 성급하고 무례하게 얘기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우원식 혁신위원도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안 전 대표에게 "혁신위는 (공천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 제도개혁을 하는 것이고, 정풍운동은 안 전 대표가 하면 된다"며 "혁신위 활동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인 걸 잘 알텐데 당장 '실패했다'고 말하는 건 유감스럽다"고 직격했다.

그러자 안 전 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안 전 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혁신위에서 혁신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걸 막는다면 그건 '반(反)혁신위'"라며 "이런 것들을 봉합하고 넘어가려 하면 혁신위가 아니라 '봉합위원회'라 부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지적할 건 지적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여기에 최근 문재인 대표와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해빙 분위기'를 조성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안 전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박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정치인은 비판할 권리도 있고 비판받을 의무도 있다"며 "안 전 대표도 발언할 권리와 비판받을 의무 있다. '무조건 입 닫으라'는 아니다"고 했다.

현역의원 중 첫 번째 탈당 후보자로 꼽히는 박주선 의원도 트위터에 혁신위 등을 겨냥 "검려지기(黔驢之技)의 허세로는 야당을 혁신할 수 없다"고 적었다. 검려지기는 '당나귀의 뒷발질'이라는 뜻으로 서투른 재주나 힘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앞서 이종걸 원내대표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안 전 대표의 혁신위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으로 본다. 더 혁신해야 하는데 혁신하지 못한 게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 또한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혁신위가 핵심을 찌르는 혁신안을 발표하지는 못했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격렬한' 계파갈등 조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열렸던 박 전 원내대표의 북콘서트에서 피어올랐다. 비노 측은 이때부터 '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문 대표는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 및 안보행보로 당 안팎으로 한창 힘을 받던 때였고, 본격적인 호남행보도 준비하고 있었다. 비노 측은 혁신위 활동이 마무리되는 9월 중순에 맞춰 이때부터 '사전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원내대표는 당시 북콘서트에 안 전 대표를 초대하는 한편 당내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손학규 전 의원의 '복귀론'을 거론했다. 사실상 '리더로서 문 대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여기서 2012년 대선과 관련 "제가 한마디만 더 하면 큰일난다"며 대선 때 야권 단일후보화 과정에서 문 대표에게 치명타가 될 소재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이어 1일 자신의 '공정성장론' 좌담회에서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 방안으로 문 대표의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하면서 문 대표에게 '2연타'를 가했다. '비노계의 수장' 김한길 전 공동대표도 축사를 통해 "더 큰 변화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문 대표가 전날(31일) "우리 당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한 데 대해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문제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좌담회에는 박 전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문 대표는 이에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그는 1일 광주·전남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비노 측을 향해 "자신의 정치를 위해 당을 흔들고 지지를 무너뜨리는 건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고 질타했다.

이때부터 두 수장을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계파갈등이 시작됐다. 안 전 대표는 2일 '정풍운동'을 언급했고, 문 대표는 3일 이와 관련 "중요한 위치에 계신 분들이 혁신에 참여해달라"며 맞받았다. 4일 혁신위와 안 전 대표의 언쟁이 일자 문 대표는 안 전 대표를 겨냥 "혁신에 대해 흔든다면 혁신위가 아무리 노력한들 혁신의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가 이같이 소란스러운 가운데 당외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유선호, 장세환 전 의원은 지난 3일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또 앞으로 '도미노 탈당'이 이어질 것을 암시했다. 천 의원의 신당은 9월 중순께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외정당인 민주당도 오는 5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9일 광주에서 심포지엄을 갖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친노 측 당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의 단합, 통합이 필요하고, 부족한 혁신은 실천으로 채워나가야 당의 미래가 있다"며 하루빨리 갈등이 봉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으로 (문 대표를 쳐내는 것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비노 측 당 관계자는 당 안팎의 내홍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7일 공천 혁신안을 비롯해 특히 16일 (혁신안 처리를 위해) 열리는 중앙위를 봐야 한다"며 "추석 전, 그 이후로도 내홍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전·현직 대표들이 만난다 하더라도 이 문제를 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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