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마이클 조던' 박천종을 만나다

입력 2015. 9. 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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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시절 ‘북한의 마이클 조던’으로 이름을 날렸던 박천종이 4일 우한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태국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그는 현재 북한농구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사진제공|점프볼
현역시절 ‘북한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린 북한의 농구영웅
현재 북한농구협회 회장, 후덕한 외모로 변해
레벨B 북한, 다음대회부터 레벨A승격…남북전 가능성 높아

‘북한의 마이클 조던’ 박천종을 기억하는가?

북한 남자농구는 1990년대~2000년대 초반까지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했다. 당시 북한에서 가장 유명했던 선수는 235cm의 장신센터 이명훈(46)이었지만 실질적인 에이스는 박천종(46)이었다. 박천종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며 북한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다. 국내 농구 팬들에게는 ‘북한의 마이클 조던’ 또는 ‘북한의 허재’로 불렸던 인물이다.

현재 북한농구협회 서기장(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중국 우한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북한여자대표팀 선수단을 이끌고 참가했다. 4일 우한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북한-태국전에 앞서 박천종을 만날 수 있었다.

박천종은 선수시절에 비해 후덕해진 모습이었다. 신선우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총재는 “북한 감독, 선수들 전부 말랐는데 그 친구(박천종)만 살이 퉁퉁하게 쪘다”며 웃었다.

박천종에게 한국 기자에 대한 경계심은 없었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는 소개에 “반갑소”라며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2005년 아시아선수권대회(중국 칭다오) 이후 10년 만에 대회에 나선 북한은 그간 랭킹 포인트를 쌓지 못한 관계로 이번 대회에 레벨B(하위리그)로 출전했다. 레벨B 조별리그에서 4승1패를 기록한 북한은 이날 레벨A(상위리그) 태국과의 경기에서 66-50으로 승리를 거두며 레벨A 승격을 확정했다. 북한은 2017년 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레벨A에 편성된다. 레벨A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농구 강국들이 포진해있다. 이에 따라 다음 대회에서는 남북대결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 후 다시 만난 박천종은 “경기는 이겼지만 상대가 너무 약했다. 경기 내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리가 노력을 더 해야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농구광’으로 잘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농구대표팀에 관심을 가져주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많이 도와주신다”고 대답했다. 박천종은 “그동안 대회에 나오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계속 나올 것이다. 더 노력해서 다음 대회에서는 더 잘하도록 하겠다”면서 “잘 좀 써주시오”라며 환한 미소와 함께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우한(중국)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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