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미국 경제②] 미국 금리에 전세계 주목

김슬기 2015. 9. 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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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행보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 지속 우려 등 대외 요인이 적지 않지만 대체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경제흐름만 본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간 지속돼온 제로 금리 시대의 종료하고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할 분위기다.

반면 한국은 교역량 감소와 함께 수출 의존도가 큰 중국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오히려 금리 인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높아지는 美 금리인상 가능성

연준은 그간 기준금리를 올릴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꼽아왔다. FOMC는 성명서에서 "노동시장의 추가적 개선이 이뤄지고 물가상승률이 중기 내에 2%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최근 두 달 연속 5.3%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2%는 커녕 1%대에도 올라오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7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물가는 낮은 상황이지만 고용이 안정되면서 임금 인상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점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2일 연준이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 따르면 12개 지역은행 중 5곳에서 지역 연준은행에서 '임금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준은행 관할 구역에선 조사 기업의 5분의 3이 최근 3개월 사이에 임금을 올렸으며, 뉴욕·클리블랜드·샌프란시스코·달라스 지역 연준은행은 임금 인상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워지면 임금을 올리게 되고 구매력이 높아지면 자연히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게 되기 때문에 '임금인상' 여부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호재로 작용한다.

◆ 美 금리인상 늦추라는 IMF… 계속 돈 푸는 ECB

윌리엄 머레이 IMF(국제통화기금) 부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머레이 부대변인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그들(연준)이 (금리인상을) 보류할 유연성을 갖고 있다는 게 우리(IMF)의 일반적 시각"이라고 밝혔다.

IMF는 앞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제출하기 위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 인상의 과제를 "적절한 시점 속도"라고 지적하며 "시장과 충분히 대화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 7월 발표한 미국 경제에 관한 연례분석 보고서에서 IMF는 "임금인상과 물가상승의 징후가 더 커질 때까지 금리 인상을 늦춰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미국의 금리인상을 늦추라는 주문이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는 경기 살아날 때까지 양적완화를 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집행이사회를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자산매입프로그램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내년 9월까지로 예정되어있는 월 600억달러의 양적완화(QE)를 계속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정의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ECB의 QE확대는 환율 경로를 통해 미 연준 금리인상 지연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위안화 추가 절하 우려감과 중첩되면서 펀더멘털이 비교적 양호한 신흥국 중심의 금리 인하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미국 금리 인상 흐름에도 한국 금리는 오히려 인하 가능성 제기

당국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하면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대외적으로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시기에 한국이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양국의 금리격차가 줄어들어 자본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실제로 한국의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미국과는 정반대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전망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때문에 4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9bp(1bp=0.01%p) 하락, 사상 최저치인 1.65%에 거래됐다.

한국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수출부진 영향이 일단 작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이 393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14.7% 감소했다. 월간 수출액 감소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만에 최대 폭이었다. 수출액은 올해 들어 지난 1월 1.0%, 2월 3.3%, 3월 4.5%, 4월 8.0%씩 각각 줄었고 5월 들어서는 11%까지 급락했다.

여기에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의 총합인 실질 국민총생산(GNI)도 지난 2분기에 뒷걸음질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질GNI는 375조9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0.1% 감소했다.

이 때문에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성장의 하방 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 올해 중 통화정책 전망을 금리동결에서 금리인하로 변경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3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1% 이상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지적하며 올해 말까지 금리동결 전망을 금리인하 전망으로 수정했다. BNP 파리바는 수출부진 및 전자제품 재고 누적, 제조업심리 부진 등에 따라 한은이 10월중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HSBC 역시 추경 편성,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 완화 등에 따른 내수회복 조짐에도 불구 대외수요 부진 등으로 하반기 성장률 반등이 어려워져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망했다. 모건 스탠리 역시 4분기중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앞으로 한미 금리가 비대칭적으로 움직여갈 경우  자본 유출과 급격한 환율 변동 등이 수반되는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슬기 기자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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