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스토리] 외국인 사위 2만명 사는 나라, 한국

류정민 입력 2015. 9. 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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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며느리와 달리 사위는 美·中·日·캐나다 順..서양인 결혼女 초혼, 중국인과 결혼 재혼 많아
채림-가오쯔치 결혼 [사진제공=싸이더스HQ]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사랑의 오묘한 감정 앞에 국경은 걸림돌이 되기 어렵다. TV나 영화에 등장하는 수려한 외모, 세련된 매너의 외국인 남성을 보며 '로맨스'를 꿈꾸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인지 서울 홍대 부근이나 강남 가로수길에서 한국 여성과 외국인 남성 커플의 다정한 모습을 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30년 전만 해도 외국인 남성과의 교제 자체를 터부시했지만, 세상은 변했다.

외국인 남자친구를 넘어 '외국인 사위'를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흔히 국제결혼이라는 단어를 연상할 때 농촌 총각과 중국 또는 베트남 처녀와의 만남을 떠올리지만, 수많은 여성이 외국인 남편과 혼인관계를 맺고 있다.

4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7월31일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남편은 2만2976명에 이른다. 2년 전 이맘때 2만1555명, 1년 전 2만2463명과 비교할 때 꾸준히 늘어나 '외국인 사위' 2만3000명 시대를 맞이했다.

한국 남성과 여성의 외국인 배우자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여성의 출신 국가는 중국(한국계 중국인)과 베트남이 압도적으로 많고, 일본 필리핀 캄보디아가 뒤를 잇고 있다. 반면 한국 여성과 결혼한 남성은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순으로 많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거주 여성의 국제결혼 상대를 국적별로 살펴본 결과, ▲미국 1748명 ▲중국 1579명 ▲일본 1176명 ▲캐나다 481명으로 나타났다.

베트남(283명)을 제외하면 동남아 국가 남성과 결혼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 호주(249명) 영국(207명), 프랑스(174명), 독일(148명) 등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가의 남성과 결혼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한국 남성과 여성의 결혼 상대국을 둘러싼 차이는 국제결혼을 선택한 원인 때문이다. 남성은 농촌 총각 등 배우자를 찾지 못한 이들이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여성은 학력이나 실질적 소득이 높고 한국 남성과의 결혼에 문제가 없지만, 상대적으로 외국인에게 더 끌려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미국 남성과 결혼한 여성은 초혼인 경우가 88%로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중국인 남성과 결혼한 여성은 재혼인 경우가 58%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캐나다, 호주는 물론 유럽 국가와 결혼한 여성 역시 대부분 초혼이었다. 또 베트남 남성과 결혼한 여성은 96%가 재혼이었다. 재혼 상대로는 중국이나 베트남 남성이, 초혼 상대로는 미국과 유럽 국가 남성이 상대적으로 많은 셈이다.

외국인 남편과의 사랑은 달달한 에피소드로 포장되곤 한다. 배우 채림, 방송인 임성민 등 유명 연예인들의 외국인 남편에 대한 얘기는 일반인의 흥미를 유발하는 관심 대상이다.

하지만 외국인 남편과 국내 여성간 결혼에 '해피엔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외국인 남편과 이혼한 여성은 2756명에 이른다. 특히 중국인(1025건), 일본인(1108건) 남편과의 이혼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미국인 남편과의 이혼 사례는 250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사라졌고 부모도 개방적인 태도로 바뀌면서 국제결혼이 과거보다 많이 늘어났다"면서 "하지만 결혼 이후 문화적인 차이와 종교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갈등으로 이어지고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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