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 비극' 난민 아버지의 절규.. "모든 것 사라져.. 시리아로 갈 것"

김리안기자 2015. 9. 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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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땅에 묻어주고 싶어"獨·佛, EU 분산 수용 합의 英, 난민 추가수용 밝힐 듯

"꿈꿨던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지난 2일 터키 해변에서 익사한 채 발견돼 전 세계를 울린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에이란 쿠르디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40)가 보드룸의 한 영안실 밖에서 어린 아들의 시신을 기다리며 이같이 밝혔다.

터키에서 그리스 코스섬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발생한 보트 전복사고로 에이란을 비롯해 큰아들 갈립(5)과 아내 리한(35)도 함께 잃은 쿠르디는 3일 터키 도안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나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 말고는 누구에게도,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그는 "에이란과 갈립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들이었다"며 참변을 당한 두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밝히기도 했다.

쿠르디 가족이 그리스를 거쳐 최종적으로 도달하고 싶었던 유럽 국가는 스웨덴이었다. 가족을 잃은 쿠르디는 "더 이상 유럽행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고향(시리아)으로 돌아가 아내와 아이들을 묻어주고, 평생 그들의 무덤을 지키며 그 곁에서 코란을 읽고 싶다"고 말했다.

끝내 유럽 땅을 밟지 못한 에이란의 마지막 사진은 3일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세계 각국이 난민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정부의 추가적인 난민 수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빠른 시일 내에 "난민들을 더 받아들이겠다"는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이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구체적인 난민 수용 규모와 예산, 캠프 설치 지역 등은 영국 정부와 지역 의회가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에이란의 사진이 온라인상에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후 보리스 존슨(보수당) 런던시장 등 정계 인사들이 "영국은 '순수한' 난민을 더 많이 받을 도덕적 의무가 있다"면서 캐머런 총리를 압박한 데 따른 결과다. 영국은 지난 1년간 2만5000명가량의 난민 신청자를 받았다.

이날 유럽연합(EU)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은 전화통화에서 EU 회원국이 난민을 의무적으로 분산 수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부담을 함께 나누려면 이런 조치가 필요하며 이것이 연대의 원칙이다"면서 "독일과 프랑스 입장을 EU에 전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항구적이고 구속력 있는 시스템을 제안한다"면서 "도덕적 의무를 지지 않으려는 국가가 있기 때문에 더 나아가야 한다"며 분산 수용 원칙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날 EU 회원국에 대해 적어도 10만 명의 난민을 분산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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