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퍼즐] '운동선수는 머리가 나쁘다'-편견을 버려라

이상필 2015. 9. 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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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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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배기열 칼럼]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의미 깊은 해이다. 우리는 지난 20세기를 뒤돌아보면, 국권의 상실과 일제강점기, 전쟁과 분단, 그리고 빈곤의 시대를 잘 극복해 낸 스스로의 저력과 끈기에 놀라게 된다.

19세기말 서구 열강으로 흔들리던 시절에 우리 민족은 오히려 서구의 근대 스포츠를 도입하여 문명화의 모색과 민족의식을 함양하고 저항의식을 키워나갔다.

이러한 스포츠는 '88서울 올림픽'을 기반으로 '2002 한·일 월드컵' 개최, 다가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향상시키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해 왔다.

전 세계 205개 IOC 국가 중에서 동·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는 8개국에 불과하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스포츠 강국으로 자부할 수 있다.

이는 국민들의 사기진작, 사회통합, 더 나아가 남·북 간의 이념갈등 해소 등에 영향을 주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국가주도형의 스포츠 진흥 정책을 추진해온 과정에서 형성된 넓은 저변과 엘리트 체육에 대한 제한적이고 중점적인 지원 그리고 지도자들의 숨은 노고가 있었다.

한국스포츠의 구조는 크게 학교체육, 생활체육, 엘리트체육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체육과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는 위 3개 체육들이 독자적인 기능을 하면서 동시에 유기적인 관계를 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체육 시스템은 스포츠 선진국처럼 유기적이고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채 상호배타적인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특히 국가경쟁력을 나타내는 엘리트체육의 지나친 강조로 인하여 비정상적으로 스포츠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었기에 정부에서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과 국민생활체육회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생활체육진흥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엘리트 체육이 국위선양에 지대한 공헌을 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의 발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 부분도 있다. 학교와 기업에서 소수의 운동선수를 인위적으로 육성시켜 국제대회의 성적을 유지하였으나 최근에 운동선수 자원의 부족과 운동부의 잇따른 해체로 이에 따른 스포츠 지도자들도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학교에 지원하는 학교운동부는 파행적인 육성운영으로 교육적 적합성을 잃고 있으며, 생활체육은 열악한 운영환경과 지역주민의 체육활동 참여욕구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성인 중심으로 운영함으로써 선수육성을 위한 자원학보에도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병폐를 인식하여 등장한 2004년의 '지역스포츠클럽', 2007년 이후의 '한국형스포츠클럽' '청소년스포츠클럽' 등의 활동상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러한 발전적 변화의 배경에는 학업-운동 병행 학생선수를 가르치는 한국형스포츠클럽 지도자의 역할이 자리하고 있다.

공부도 하는 운동선수를 만들기 위해 주말리그(수업 결손이 없도록 주말과 공휴일, 평일, 방과 후에 경기를 함)를 도입하여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선 '운동하는 사람은 머리가 나쁘다', '운동밖에 모르는 무식쟁이' 라는 인식이 있었다. 이것은 우리나라 스포츠계가 풀어 나가야 할 큰 숙제이며, 스포츠 지도자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운동선수가 학창시절 공부하는 시간이 부족한 경우, 일반상식이나 기초학업 능력이 부족한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경기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전략을 구사하고 승리하기 위해 엄청난 두뇌회전을 하는 일은 결코 머리가 나쁘면 할 수 없다.

운동선수들은 개인 또는 팀의 승리를 위하여 철저한 자기반성과 절제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훈련을 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노력과 비례하여 팀이나 개인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모든 제반 활동에 대하여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동기화시키기 위한 지도전략을 찾고 있다.

스포츠 교육에서 교육의 질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지도자의 전문성이다. 지도자 자신의 신념과 지식에 기초하여 학생들을 가르칠 때 긍정적 변화가 가능하다.

학생선수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지도자가 게임에서 이기는 짧은 기술보다, 미래성장의 측면에서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과거 승리지상주의에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균형 잡힌 인간으로 기르는 것 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지도자의 신념과 지식이 배경이 된 코칭은 학생선수들의 스포츠사회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스포츠 참가나 중도포기와 같은 동기적 행동에도 매개 변인으로 작용한다.

스포츠는 모든 이들의 삶을 위해 존재해야한다. 즉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체육문화, 다 같이 화합할 수 있는 진정한 Sport for All, 공존의 스포츠 복지문화가 요구된다.

세계스포츠는 갈수록 다변화 다양화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단순히 몇 게임 승리하는 지도자보다 국제스포츠 정보의 이해와 그 나라 국민들의 건강과 스포츠 행복, 스포츠 복지를 창조해 나가는 스포츠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필자 : 배기열
한국레슬링대표팀 코치 / 대학펜싱협회 이사 / 전라북도 체육회 이사 역임

스포츠투데이 배기열 예원예술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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