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거주 '난민꼬마' 고모 "세계를 원망"
정치권도 파장…이민부 장관 유세 중단 "아일란 가족 난민신청 한 적 없다"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 사태가 캐나다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그의 고모가 3일(현지시간) 난민을 수용하지 않는 각국을 비난하는가 하면 캐나다 이민부 장관은 난민 문제에 책임을 느낀다면서 총선 유세 중단을 선언했다.
아일란의 고모로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코퀴틀람에 거주하고 있는 티마 쿠르디씨는 이날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그들은 더 나은 삶을 원했을 뿐 죽을 이유가 없었다"며 "난민을 온전히 돕지 않는 전 세계를 원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알려진 것처럼 아일란 가족이 캐나다에 난민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다른 남동생 가족의 캐나다 입국을 위해 이민부에 탄원을 했으나 응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입국 신원보증과 초청을 위해 5천 캐나다달러의 비용이 필요했으나 돈이 모자라 아일란 가족의 초청은 나중에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티마씨는 아일란 가족이 시리아를 떠나 터키에 머물러 왔다고 전하고 "숨진 두 아이들은 좋은 삶을 살아본 적이 없다"며 "아일란은 2주일 전에 자전거를 사달라"고 했다면서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캐나다 정부를 특별히 비난하고 싶지 않으며 솔직히 말하자면 전세계를 비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크리스 알렉산더 이민부 장관은 이날 다른 남동생 가족의 난민 신청 탄원서를 개인적으로 읽은 적이 있으나 담당 부서로 이관된 뒤 정식 처리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장관은 아일란 가족의 난민신청은 접수된 적이 없다고 확인하고 시리아와 이라크는 캐나다와도 수많은 연고를 갖고 있는 시민들이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더 장관은 또 아일란의 부친 압둘라 쿠르디에 캐나다 시민권을 부여했다는 일부 보도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10월 총선에 출마한 알렉산더 장관은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정부의 난민 대책에 전념하기 위해 선거 운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날 정부의 난민 정책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보수당의 스티븐 하퍼 총리는 유세에서 아일란이 자신의 아들과 비슷한 나이라고 소개하고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라며 "모든 일을 다해야 하지만 더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퍼 총리는 "그들을 내몰고 있는 끔찍한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현지에서 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들은 정부의 난민 정책이 소극적이라고 비난하고 "정부가 선거 운동 중에 갑자기 애도를 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정부가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라는 민간단체와 야당, 국제사회의 요청을 무시해왔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정부는 지금까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각각 2만 3천 명과 1만 1천300명의 난민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이라크 난민 2만 2천 명과 시리아 난민 2천300명이 캐나다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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