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투수 운용, 믿음과 아집 사이

입력 2015. 9. 4. 10:37 수정 2015. 9. 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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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한화 이글스의 투수 운용에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다.

한화는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서 선발 투수 송은범의 1⅓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과 함께 연장에서 마무리 권혁이 무너지며 7-12로 패배하고 말았다. 이날의 패배는 한화의 시즌 63패(58승)째였다.

(1) 54⅔이닝 2승 9패 평균자책점 8.23
(2) 104이닝 9승 11패 평균자책점 4.76


한화가 겪고 있는 마운드 고민에는 앞서 나열한 두 명의 투수가 있다. 언뜻 (1)번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투수가 불펜 보직을 맡고 있고, (2)번의 투수가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로 보인다. 그러나 (1)번은 송은범이고 (2)번은 권혁이다.

올 시즌 초부터 한화는 선발이 흔들리면 과감하게 강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 때문에 불펜들이 마운드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했다. 121경기에서 한화가 소화한 전체 1076이닝 중 불펜진이 책임진 이닝은 522⅓이닝(48.5%)다.

특히 송은범은 선발 투수로 14경기(전체 23경기) 등판해 5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가 3번이었다. 올 시즌 그는 선발로 등판해 47이닝(경기 당 평균 3⅓이닝)을 소화해 평균 68.2개의 공을 투구했다. 더 세부적으로 그의 선발 일지를 살펴보면, 3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우는 6번밖에 없었으며, 1이닝도 채 막지 못하고 강판당한 적도 1번있었다. 

또한 그가 선발 마운드로 오른 경기서 한화의 성적은 3승 11패(승률 2할1푼4리)다. 그러나 한화의 코칭스태프는 그에게 꾸준하게 선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5강 싸움'이 치열한 한화는 23경기의 잔여 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만약 송은범이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한다면 3~4경기 정도 더 등판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그가 획기적인 반등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올 시즌 선발 투수로서 송은범은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또 다른 마운드 딜레마인 권혁은 70경기에 나서 104이닝을 소화해 1912개의 공을 던졌다. 그는 올 시즌 경기 당 1⅓이닝을 소화하며 27.3개의 공을 뿌리고 있다. 2이닝 이상 던진 경기는 21번이며, 3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도 2번이나 됐다. 2015시즌의 권혁은 송은범보다 오히려 이닝 소화력이 좋은 투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던졌다.

그러나 문제는 권혁의 월별 평균자책점이 3.33(3~4월)→3.86(5월)→3.72(6월)→6.27(7월)→5.50(8월)→16.88(9월)로 증가하며 부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그를 꾸준하게 마운드에 올리고 있다. 치열한 5위 다툼이라는 명분은 있지만, 시즌을 채 마치지 않은 시점에서 권혁의 소화이닝은 최근 2년(2013~2014년 71이닝) 그가 던진 수치를 넘어선 상태다.

다른 의미로 올 시즌 한화는 각각 송은범과 권혁에게 '믿음'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 믿음이 과해진다면 '아집'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코칭스태프가 주축 투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은 좋지만, 계속된 등판에서 투수들이 팀의 위기를 막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일이 잦아지면 '자신감'을 잃어버릴 수 있다. 

parkjt21@xportsnews.com/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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