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중국은 틀렸다

테크 2015. 9. 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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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슈퍼 유니콘들]

[머니투데이 테크M 강동식 기자] [[중국의 슈퍼 유니콘들]]

중국이 변화하고 있다. 그에 따라 한국과 중국,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관계도 바뀌고 있다. 최근 중국 변화의 중심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이 있다. 중국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1700억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이 15개로 미국(69개) 다음으로 많다.

특히 460억 달러(약 54조 4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자랑하는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1위)를 비롯해 핀테크 기업 루진숴(100억 달러, 9위), 드론 제조기업 DJI(100억 달러, 11위), 택시 앱 서비스 기업 디디콰이디(87억 5000만 달러, 13위), 전자상거래 기업 메이퇀(70억 달러, 15위) 등 5개 기업이 20위 안에 포함돼 스타트업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 성공사례는 중국의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자극, 창업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291만 개의 창업이 이뤄졌다. 창업의 성격도 단순 생계형에서 기회형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중국의 창업 열기를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은 활발한 투자다. 다우존스벤처소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창업투자(벤처캐피털 투자 기준)는 146억 9600만 달러(약 17조 4000억 원) 규모로 2013년보다 3.7배 늘어났고, 이 중 ICT 분야 투자 비중이 68.8%(101억 700만 달러)에 달했다. 중국 창업투자에서 ICT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4.5%에서 4년 만에 44.3%P 증가했다. ICT 분야에서는 인터넷 업종 투자 비중이 가장 크고,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O2O(Online to Offline) 바람을 타고 수많은 O2O 스타트업이 나타나고 있다. 상하이가 O2O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에 집중하는 등 O2O에 대한 관심과 투자 역시 크게 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의 무서운 저력인 내수시장의 급성장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터넷 사용자 수는 6억 4900만 명에 달한다. 중국에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3억 6142만 명)과 알리페이 같은 온라인 지불 시스템을 이용한 사람(3억 421만 명)은 이미 미국 온라인 쇼핑 인구 수(1억 9000만 명)를 뛰어넘었다. 이처럼 엄청난 인터넷 시장에서 O2O 모델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활성화의 또 다른 원천은 성공한 ICT 대기업들의 투자다. 2014년 9월 나스닥에 상장해 미국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인 250억 달러를 조달한 알리바바를 비롯해 바이두, 텐센트 등 엄청난 자금력을 확보한 ICT 대기업들이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해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재투자하면서 선순환의 창업 생태계가 조성됐다.

알리바바가 올해 초 자회사 아리윈을 통해 30여 개 투자회사와 함께 100억 위안(약 1조 8000억 원) 규모의 창업자금 지원 계획을 내놨으며, 텐센트는 중국 전역에 20개 창업센터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텐센트는 이를 통해 1억 위안 이상의 가치를 가진 스타트업 100개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UC웹, 판커 등 여러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액셀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한 지원도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비교우위를 발판으로 한 제조업 위주에서 ICT, 바이오, 우주항공 등 신산업으로 주력산업을 전환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창업, 그 중에서도 ICT 스타트업을 통한 일자리 문제 해결과 신성장동력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올해 중국은 '대중의 창업, 만인의 혁신'을 내세운 리커창 국무원 총리를 필두로 파격적인 창업 지원과 규제 개선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의 창업 확대 정책은 중국 스타트업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잘못된 관행을 뜯어고치는 것을 포함해 더욱 주목된다. 중국 정부가 창업 활성화에 그야말로 사활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그동안 ICT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주력시장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우리나라 ICT 분야 수출액(1738억 8000만 달러) 중 51%(886억 달러)를 중국에서 올렸다. 또 지난해 기록한 ICT 분야 무역수지 흑자(863억 달러) 중 중국 비중이 63.5%(548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지난 한해 ICT 분야에서 기록한 수출액과 무역수지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올린 것이다.

이처럼 대 중국 ICT 수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중국의 경기 방향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최근 중국의 변화는 우리가 중국과의 거래에서 계속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중국 ICT 대기업의 투자는 해외로 확대되고 있으며, 우리 기업에 대한 투자 역시 활발하다. 텐센트는 다음카카오, 넷마블게임즈,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및 게임 기업에 수백 억 원에서 수천 억 원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처럼 중국과의 관계는 여러 측면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고정관념 벗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 '중국 IT 기업들이 무서운 진짜 이유'를 통해 중국 IT시장의 잠재력이 만개하는 상황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이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여전히 중국이 글로벌 혁신수준과 시차가 있다는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수많은 유니콘을 내놓을 준비를 꾸준히 진행해왔고 여러 분야에서 서서히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중국의 변화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할지 답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본 기사는 테크엠 (테크M) 2015년 9월호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과 테크M 웹사이트(www.tech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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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M 강동식 기자 dongsi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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