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엿보기] 이래서 "슈틸리케, 슈틸리케" 하는구나.. 소통 리더십

권영준 2015. 9. 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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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화성 권영준 기자〕 그리운드 한편에 덩치 큰 흰머리 할아버지가 축구 용품이 든 가방을 뒤적인다. 조용히 가방을 살피더니 주섬주섬 주황색 조끼를 챙긴다. 하나, 둘, 그렇게 열 개의 조끼를 챙기더니 다시 그라운드로 향한다. 바로 3일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조별리그 2차전 라오스와의 일전을 직전에 둔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모습이었다.

보통 A매치를 하루 앞두고 11대11 연습 경기를 치른다. 베스트11이 유력한 선수를 선발해 조끼를 입히고, 여기서 빠진 선수와 코치를 동반해 11명을 추려 가상의 게임을 진행한다. 조끼를 입는 선수는 경기 당일 베스트11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한다. 이때 조끼를 챙기는 일은 대부분 팀 주무 또는 장비 담당자가 수행한다. 특별한 경우에는 코치가 직접 선수를 찾아가 전달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 2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진행한 훈련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나섰다.

사실 슈틸리케 감독의 행동에는 큰 의미가 없다.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는 전체 훈련을 지휘했고, 신태용 코치와 박건하 코치는 박주호(도르트문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2명의 선수가 이적 절차 진행으로 빠진 탓에 훈련에 동참해 일손을 거들었다. 김봉수 GK코치 역시 골키퍼와 호흡을 맞췄다. 주무와 장비 담당관들도 운동장 곳곳에서 업무에 충실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이 묵묵히 장비를 직접 챙긴 것. 이는 호주아시안컵, 중국동아시안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슈틸리케 감독든 “대표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부임 초기 자신이 강조한 말을 직접 실천에 옮기며 선수,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지원 스태프와도 호흡하고 있다. 그는 “나는 마법사나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했다고 하루아침에 기량이 급성장할 순 없다”고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대표팀 소집 기간은 언제나 짧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꾸준한 실험을 통해 과감 없고, 편견 없는 시각으로 선수를 선발하며 스스로 권위를 바로 잡은 슈틸리케 감독. 그러면서도 선수, 스태프와 함께 호흡하며 팀을 하나로 만들어가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권영준 기자,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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