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 봉중근, 2016 LG 마운드 신의 한수 될까

2015. 9. 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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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마운드 재건을 이끄는 신의 한 수가 될 것인가.

LG 트윈스 베테랑 좌투수 봉중근이 1570일 만에 선발투수로 돌아온다. LG는 4일 잠실 kt전에 앞서 봉중근을 선발투수로 예고, 이로써 봉중근은 2011년 5월 18일 광주 KIA전 이후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마운드를 밟는다.

봉중근의 선발 등판은 2016시즌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다. 당장 봉중근이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는 없지만, 선발투수로서 봉중근의 가치를 시험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다. 전력을 다하는 상대와 맞붙는 만큼, 연습경기나 시범경기보다 믿을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온다. 선발 등판한 봉중근의 성적이 괜찮다면, LG는 올 시즌 내내 풀지 못했던 5선발 문제의 해답을 얻게 된다.

대부분의 팀들이 그랬지만, LG 또한 올 시즌 안정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우규민과 류제국 공백 메우기에 실패했고, 신정락을 대신할 다섯 번째 선발투수도 없었다. 임지섭 임정우 장진용 이준형 김광삼 등이 기회를 얻었지만, 그 누구도 시원하게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했다.

-2015시즌 LG 5선발투수 선발 등판 성적-

임정우: 11경기 51⅓이닝 1승 2패 ERA 5.61 퀄리티스타트 0회장진용: 9경기 31⅓이닝 1승 3패 ERA 6.61 퀄리티스타트 0회임지섭: 8경기 31⅔이닝 1승 2패 ERA 6.25 퀄리티스타트 2회이준형: 2경기 2⅓이닝 0승 2패 ERA 7.71 퀄리티스타트 0회김광삼: 4경기 15⅔이닝 0승 1패 ERA 5.74 퀄리티스타트 0회

이대로라면 LG는 2016시즌에도 똑같은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내년 스프링캠프부터 5선발 한 자리를 놓고 많은 투수들이 무한경쟁을 벌일 것이며, 2016시즌 초반까지도 물음표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봉중근이 2015시즌 잔여 경기서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입증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선발투수 5명을 확정지은 채 시즌을 준비할 수 있고, 투수진 교통정리도 원활해진다. 현재 LG는 선발진만큼이나 불펜진 재건도 절실한 상황이다.

봉중근은 2007시즌 한국무대로 돌아온 후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최정상급 에이스로 군림했다. LG의 1선발 에이스로 맹활약,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에 성공했다. KBO리그 뿐이 아닌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심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모두 봉중근의 역할이 컸다. 당시 한국야구의 중심에는 봉중근, 류현진, 김광현 세 선발투수가 있었다.

-2008시즌부터 2010시즌, 좌완 트로이카 시대-

봉중근: 82경기 537이닝 32승 29패 ERA 3.17 퀄리티스타트 55회 WHIP1.25류현진 79경기 547⅔이닝 43승 23패 ERA 2.88 퀄리티스타트 56회 WHIP1.19김광현 79경기 494이닝 45승 13패 ERA 2.50 퀄리티스타트 54회 WHIP1.22

물론 봉중근이 당시의 활약을 그대로 재현한다고 예상하기는 힘들다. 이미 한 차례 팔꿈치에 칼을 댔고, 마무리투수로 뛴 최근 4년 동안 구위도 꾸준히 하락했다. 그렇다고 봉중근의 경기운영 능력과 수비력까지 떨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봉중근은 우타자 몸쪽에 꽉 찬 패스트볼을 꽂을 수 있고, 체인지업과 커브로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땅볼 처리와 주자 견제는 지금도 최정상급이다. 항상 긴박한 상황에서 구위로 상대를 압도해야만 하는 마무리투수보다, 여유를 갖고 경기를 운용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지금의 봉중근에게는 어울릴지도 모른다.

양상문 감독 또한 봉중근에게 예전의 1선발 에이스의 모습을 바라지는 않는다. 양 감독은 "사실 중근이가 내년 시즌을 풀로 소화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20경기에서 30경기 사이, 100이닝에서 120이닝 사이를 소화한다고 보고 있다. 그 이상을 해주면 좋겠지만, 일단 목표치는 이정도로 세우고 있다"고 했다. 쉽게 말해 양 감독은 봉중근에게 NC 손민한의 역할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손민한은 21경기 89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 5패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 중이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이따금씩 선발진에서 제외되고는 있으나, 5선발투수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이다.

봉중근이 마무리투수 완장을 내려놓으면서, LG는 불펜진도 다시 구상 중이다. 봉중근의 선발투수 전환으로 불펜진이 균형을 잃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봉중근은 이미 마무리투수로서 한계에 직면했다. 올 시즌 45경기 41이닝을 소화했고, 20차례 세이브 찬스에서 마운드에 올랐으나 다섯 개의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평균자책점은 4.61에 달하고 WHIP와 피안타율도 각각 1.66, 3할1푼8리로 높다. KIA와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마무리투수 봉중근의 마지막을 알리는 신호가 됐다.

현재 LG 마운드는 2016시즌 시범경기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봉중근을 통해 선발진을 두텁게 하고, 새로운 마무리투수도 찾는 중이다. 봉중근은 이번 kt전에선 투구수를 60, 70개로 끊고, 차차 이닝과 투구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불펜에선 임정우와 이동현을 마무리투수로 올리고 있다. 이동현의 FA 계약이 이뤄진다면, 내년에 돌아오는 정찬헌까지 셋 중 한 명이 2016시즌 마무리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봉중근이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차고, 확실한 마무리투수가 등장할 때, 봉중근의 선발투수 전환은 해피엔딩이 될 것이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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