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2루수? 나바로, 골든글러브 '예약'

입력 2015. 9. 4. 06:12 수정 2015. 9. 4.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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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야마이코 나바로(28, 삼성)가 팬들이 품고 있었던 일말의 의구심까지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이제 명실상부한 삼성 역사상 최고 외국인 타자, 그리고 KBO 리그 역사상 공격적으로는 최고 2루수가 될 준비를 마쳤다. 덩달아 2루수 부문 최초 외국인 골든글러브 수상자 탄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나바로는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시즌 37·38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14-2 대승을 이끌었다. 1회 크리스 세든의 체인지업에 마음껏 방망이를 돌려 중월 결승 솔로포를 만든 나바로는 4회 문광은의 빠른 공을 잡아 당겨 이번에는 좌측 담장 너머로 홈런볼 서비스를 했다. 시즌 네 번째 멀티 홈런 경기.

이날 나바로의 2홈런 3타점 활약은 삼성 프랜차이즈 역사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삼성 외국인 선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겠다"라는 선전포고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종전 삼성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은 2000년 훌리오 프랑코가 기록한 110타점이었다. 나바로는 이날 딱 그 기록에 도달했다. 앞으로 타점을 올릴 때마다 삼성 외국인 역사는 다시 쓰인다.

최다 홈런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삼성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은 프랑코에 한 해 앞서 입단했던 1999년 찰스 스미스가 기록한 40개다. 앞으로 경기가 24경기 남아 있어 지금 페이스라면 그 기록도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나바로는 외국인 선수를 넘어 삼성의 21세기 역사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다. 2003년 이승엽(56개) 이후 삼성 선수로 40홈런 고지에 오르는 첫 선수가 되기 때문이다.

리그 전체로도 의미하는 바가 많다. 나바로는 3일까지 117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 38홈런, 11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999년 홍현우(해태)가 세웠던 2루수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34개)은 이미 뛰어 넘었다. 당시 홍현우가 기록했던 2루수 최다 타점(111개)도 눈앞이다. KBO 리그 역사상 최고의 공격력을 지닌 2루수로 기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히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높아진다. 어쩌면 확실하다고도 볼 수 있다.

나바로는 지난해 125경기에서 타율 3할8리, 31홈런, 98타점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고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다. 같은 포지션에 '200안타'라는 대업을 달성한 지난해 리그 최우수선수(MVP) 서건창(넥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바로의 기록도 뛰어났지만 서건창의 상징성이 워낙 컸다. 하지만 올해는 서건창이 부진한 가운데 나바로의 기록을 위협할 만한 2루수가 보이지 않는다.

타율에서는 정근우(한화)가 3할1푼4리, 박민우(NC)가 3할로 나바로보다 높은 편이지만 '홈런'으로 대변되는 타격 임팩트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그나마 박경수(kt)가 OPS(출루율+장타율) 0.944를 기록했고 20홈런 이상을 때려냈으나 나바로의 홈런은 박경수보다 훨씬 많고 OPS도 위다. 여기에 역대 8번째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점도 플러스다.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외국인이 불이익을 보는 것은 지금껏 보편적인 일이었다. 아무래도 국내 선수에게 가산점을 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KBO 리그 역사상 외국인이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유격수에서는 2002년 브리또(삼성)가 있었지만 2루수는 국내 선수들의 독차지였다. 그러나 나바로의 성적은 워낙 압도적이다. 김성래(1986~1988), 강기웅(1989~1990, 1993), 박종호(2004) 이후 삼성 출신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미 나바로는 충분한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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