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평균 3.4이닝' 송은범 분석, 정말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15. 9. 4. 06:02 수정 2015. 9. 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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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평균 3.4이닝. 한화 이글스 송은범이 선발 등판했을 때 평균 소화 이닝이다.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송은범은 올 시즌 24경기에서 2승 9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8.23(54⅔이닝 50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선발로 나선 14경기에서는 1승 7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마찬가지로 8.23(47이닝 43자책점)이다. 송은범이 선발 등판한 날 한화 성적은 3승 11패다.

냉정히 말해 선발 등판해 팀 승리에 도움이 된 적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3승 중 선발승은 1승. 잘 던지고 승리를 챙기지 못한 건 지난 5월 9일 두산 베어스전(5⅓이닝 2피안타(1홈런) 4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이 유일하다. 5이닝을 넘긴 경기는 3차례에 불과하다. '송은범 선발 등판=조기강판'이라는 공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선발 등판 시 평균 소화 이닝이 3.4이닝, 즉 3⅓이닝만 던지고 물러났다는 얘기다. 최근 5경기 연속 조기 강판이다.

그렇다고 구원 등판해서 잘 던진 것도 아니다. 10경기 성적은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8.22(7⅔이닝 7자책점). 4월 한 달간 구원 등판한 5경기에서 1승 1패 1세이브 1홀드를 기록하면서 단 한 점만 내줬는데, 소화 이닝은 3⅔이닝에 불과하다. 표본이 작다. 시즌 첫 승을 따낸 4월 7일 LG 트윈스전(2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첫 세이브를 따낸 4월 11일 롯데 자이언츠전(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제외하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단 김성근 한화 감독은 꾸준히 송은범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달 7일 LG 트윈스전부터 5경기째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데, 모두 조기 강판의 쓴맛을 봤다. 전날(3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1⅓이닝 만에 5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최근 송은범의 투구 패턴을 살펴보자. 피칭 메뉴가 직구와 슬라이더뿐이다. 간간이 커브를 섞어 던지기도 하지만 구사 빈도는 매우 낮다. 시즌 초반 이따금씩 던지던 체인지업과 슈트(역회전볼)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보다는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오고,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각도 나쁘지 않은데 한가운데 몰리는 게 문제다. 종슬라이더가 한복판으로 떨어지면 타자들 입장에선 좋은 먹잇감.

마무리 손승락의 2군행을 결정한 넥센 염경엽 감독의 말도 이를 뒷받침한다. "손승락이 직구와 커터 외에 다른 구종을 안 던지니 맞아 나간다"며 "타자들이 포크볼과 커브까지 생각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분명 다르다. 결국 타자가 직구와 커터 2가지만 생각하게 하면 안 된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지난 6월 송은범에게 2군행을 통보하며 "포크볼이든 뭐든 새로운 구종을 개발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또 하나. 송은범은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던지는 데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커맨드. 스트라이크와 볼 구분 없이 원하는 코스에 공을 꽂아넣는 능력을 말한다. 일단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워낙 크기에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기도 쉽지 않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 직구와 슬라이더를 상대 타자들이 그야말로 편안하게 쳐낸다. 올 시즌 3할 6푼에 달하는 피안타율도 이와 무관치 않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는 2.05다. 안정감이 떨어진다. 잘 던지다가도 타순이 한 바퀴 돌면 맞아 나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화가 송은범에게 지금과 같은 성적을 내라고 4년 34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인 건 아니다. 지난 2년간 5승 15패 평균자책점 7.33이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긴 투수였지만 분명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보여준 건 사실상 없다. 살아나는 듯하다가도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 빠진다. 변화 없이 살아남긴 어렵다. 과연 송은범은 "정신적, 기술적으로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는 김 감독의 말에 언제쯤 응답할 것인가.

[한화 이글스 송은범. 사진 = 마이데일리 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사진 및 기사 구매 content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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