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스위치피처' 벤디트 "3살부터 양손 투구 시작"

이상희 2015. 9. 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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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상희]

오클랜드 불펜투수팻 벤디트(30)는 지난 6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인이다. 하지만 그는 웬만한 선수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양손으로 투구가 가능한 ‘스위치피처’이기 때문이다.

빅리그 데뷔전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친 벤디트는 지난 8월 31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를 상대로 자신의 빅리그 첫 승을 거뒀다. 벤디트는 이날도 상대타자의 위치에 따라 양손을 모두 이용해서 던졌다.

벤디트는 경기 후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먼 길을 돌아 힘들게 입성한 메이저리그에서 첫 승을 거둬 너무 기쁘다”는 말로 운을 뗀 뒤 “빅리그 첫 승 기념공은 경기장을 찾은 아버지에게 선물로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네브래스카 주 출신인 벤디트는 야구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3세 때 처음 야구를 시작했다. 오른 손잡이였던 벤디트는 이때부터 부친의 권유로 왼손투구연습을 시작했다고 한다. 투수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벤디트는 대학시절이었던 200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45라운드(전체 1345번)에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지만 ‘프로에 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하지 않았다. 그리고 1년 뒤인 2008년 또 다시 양키스의 지명(20라운드 전체 620번)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프로입단 후 루키리그를 건너뛰고 싱글 A 팀에 배정된 벤디트에게 메이저리그 입성은 곧 현실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달리 마이너리그 생활은 쉽지 않았다. 벤디트는 결국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 7년 통산 242경기에 출장해 17승 22패의 성적을 거둔 뒤 FA(자유계약선수)가 됐고, 지난 겨울 오클랜드로 이적했다.

올해 오클랜드 산하 트리플 A 팀에서 시즌을 맞은 벤디트는 총 17경기 등판해 33이닝을 던지는 동안 1승(무패) 평균자책점 1.36의 호성적을 거둔 뒤 지난 6월초 보스턴을 상대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렉 해리스(59)가 199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무려 20년 만에 또 다른 스위치피처가 탄생한 것이다. 벤디트는 상대타자의 위치에 따라 유리한 위치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을 제외하면 투수로서의 경쟁력은 뛰어나지 않은 편이다. 속구 평균구속도 80마일 중반(약 137km)이며 최고 구속 또한 87마일(140km)을 넘지 못한다. 하지만 제구력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은 지난달 30일 미국 애리조나 체이스필드에서 만난 빅리그 유일의 양손투수 벤디트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빅리그 데뷔 후 1주일 만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랬다. 오른쪽 어깨의 근육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재활을 마치고 팀에 복귀한 뒤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건강하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예상보다 길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7년이란 긴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돌이켜보면 분명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이상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내가 이곳에서 꼭 필요로 하는 선수라는 것을 실력을 통해 입증하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하고 잡아내기 위한 방법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이들은 마이너리그 타자들과 분명히 다르다. 때문에 새로운 변화구를 장착하던지 아니면 제구력을 더 가다듬는다든지 하는 추가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몸 쪽 승부도 더 자주 가져가고, 볼카운트 싸움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늦었지만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때의 소감을 듣고 싶다.

“아직도 당시의 소감을 표현할 만한 적당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기쁘고 행복했다. 특히 보스턴을 상대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를 때 경기장에 가족과 친구들이 와 있어서 더 기쁘고 특별한 순간이었다. 특히 보스턴 구장은 메이저리그 역사가 깃든 의미 있는 곳이다. 그런 역사적인 장소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를 수 있어 더 행복하고 기뻤다.”

-마이너리그와 빅리그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는다면?

“가장 큰 차이점은 타자들의 수준이다. 우선 빅리그 타자들은 투수들의 실투를 거의 놓치지 않는다. 때문에 공 하나마다 항상 집중하고 긴장해야 한다. 또한 빅리그 타자들은 마이너리그에 비해 장타력도 뛰어나다. 마이너리그에선 외야플라이로 잡힐만한 타구가 빅리그에선 홈런으로 연결된다. 때문에 항상 제구를 낮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렸을 때 당신의 롤모델은 누구였는지 궁금하다.

“특별히 닮고자 하는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롤모델은 어렸을 때부터 늘 아버지였다. 아버지를 통해 3살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는데 그날 이후 아버지는 늘 시간을 내서 나의 훈련을 도와주셨다.”

-아버지에게 야구를 배운 것인가?

“그렇다. 아버지를 통해 야구를 처음 접한 것은 물론 그를 통해 내가 아는 야구의 대부분을 배웠다.”

-아버지도 야구선수였나?

“그렇다. 아버지는 대학야구까지 경험한 포수였다. 프로야구 경험도 없고 신체조건도 뛰어나지 않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최고다.”

-양손투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선천적으로 오른손잡이였다. 하지만 처음 야구를 접한 3살 때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양손투구를 시작했다. 투수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양손으로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왼손은 투구하는 것 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원래 오른 손잡이여서 글씨를 쓰거나 식사를 하는 것 등 대부분의 일반생활은 오른손을 사용한다.”

-스위치피처는 연습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날마다 양손으로 던지나?

“그렇다. 다른 불펜투수들처럼 몸을 풀기 위해 왼손과 오른손으로 각각 약 50개의 공을 던진다. 그리고 약 20개 정도는 전력투구를 한다. 남들은 연습을 한 번만 하면 되지만 나는 날마다 왼손과 오른손 모두 연습해야 한다.”

-그렇다면 노동력이 2배가 되는 건데 월급을 2배로 받아야겠다.

“(웃으며) 그러면 얼마나 좋겠나. 연습은 2배를 하지만 월급은 아쉽게도 한 번만 받는다. 하하. 물론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더 많은 연습을 해야 하지만 그런 과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괜찮다. 그리고 행복하다.”

-빅리그 타자 중 상대하기 어려운 이가 있다면?

“아직 메이저리그 경험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상대하기 힘든 타자는 여럿 있다. 우선 시애틀의 로빈슨 카노와 넬슨 크루즈가 있다. 이 둘은 정말 상대하기 힘들다. 빈틈이 없다. 애리조나 1루수 폴 골드슈미트도 상대하기 힘들다. 특히 그는 실투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어제 경기에서도 골드슈미트에게 안타를 허용했는데 이 역시 실투였다.”

-투수로서 당신의 장점을 꼽는다면?

“상대타자의 위치에 따라 좌타자에겐 왼손으로 던지고 우타자에겐 오른손으로 던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이는 투수에게 유리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빅리그 투수로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가능한 오랜 시간 동안 메이저리그 투수로 뛰고 싶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목표를 생각하기 보다 내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 보직이나 출격상황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빅리그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자신의 꿈을 향해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나는 빅리그 투수치고 신체적인 조건이 좋지 않다. 남보다 뛰어난 구속을 보유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렸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분명 힘든 과정이 있지만 어린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으면 저마다 자신의 꿈을 분명히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상희 베이스볼긱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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