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소환한 檢, 최종 타깃은 이상득?

이경원 나성원 기자 2015. 9. 4.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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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오늘로 끝나지 않는다" 밝혀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비자금 조성과 부실인수, 특정업체 부당지원 등 각종 포스코 관련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된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6개월 가까운 수사 끝에 포스코 수뇌부와 지난 정권 실세의 부적절한 거래 단서를 확보했다. ‘국민 기업의 정상화’를 수사 명분으로 내건 검찰은 이 의혹 규명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수사 장기화에 대한 재계의 볼멘소리에도 불구하고 수사팀은 “의혹을 남겨둔 채 수사를 끝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정 전 회장 소환은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 만에 정권실세 유착 표면화=3일 오전 9시50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두한 정 전 회장은 “포스코를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그간 계열사·협력업체 등 여러 갈래 수사를 통해 포착한 정 전 회장의 혐의에 대해 폭넓게 따져 물었다. 포스코가 제철소 설비 보수·관리업체 티엠테크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추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일 압수수색한 티엠테크의 실제 주인이 이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이자 포항사무소장을 지낸 박모(57)씨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씨는 2006년 울릉군수로부터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이상득 의원에게 잘 말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2500만원을 받을 정도로 측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엠테크는 정 전 회장 취임 몇 달 전인 2008년 11월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됐다. 현재까지 포스코켐텍을 유일한 거래처로 두고 연 170억∼180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검찰은 특수2부 검사 전원을 투입, 티엠테크가 기존 협력업체의 납품 물량을 빼앗다시피 하며 성장한 배경에 정 전 회장이나 이 전 의원 측의 입김이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박씨를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소환 조사하고, 조사 내용에 따라 이 전 의원에 대한 직접 조사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이 횡령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 티엠테크 김모(54) 대표는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7월 25일 돌연 사임했다.

◇다양한 ‘연결고리’=검찰은 수사 내내 포스코의 조직적인 정 전 회장 비호 움직임을 감지했다고 한다. 티엠테크처럼 지난 정부 인사들과 연결되는 은밀한 거래를 파악하는 데 5개월이 넘게 소요된 이유도 포스코 특유의 공고한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포스코 측은 누가 검찰 조사를 받고 어떤 내용을 진술했는지 등을 일일이 체크해 정 전 회장에게 보고했다”며 “현 포스코 집행부는 과거와 절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티엠테크가 포스코와 전 정권의 유착 의혹을 낳은 유일한 사례는 아니라고 본다. 그간 포스코 주변부의 수사 과정에서도 포스코 수뇌부와 이 전 의원 등의 연관 의혹은 여러 번 시사됐다. 포항고 동문회장을 지낸 박재천(59·구속 기소) 코스틸 회장은 이 전 의원의 보좌관이 만든 친목모임 ‘팍스코리아나21’의 회장을 맡은 이력이 있다.

박 회장이 비자금 조성에 활용한 코스틸의 계열 대부업체 미다스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에서 거액의 돈을 차입해 왔다. 이 전 의원은 이 저축은행의 김찬경(59·수감 중) 전 회장에게서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을 살았다.

이경원 나성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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