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울린 한 장의 사진..곤히 자는 아기인 줄 알았는데

정재홍 입력 2015. 9. 4. 00:45 수정 2015. 9. 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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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이 세계를 슬픔에 빠뜨렸다. 전쟁과 굶주림을 피해 그리스로 가려던 시리아의 3살짜리 아기가 2일(현지시간) 터키 남서부의 해양 휴양지 보드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아기는 검은 머리에 밝은 빨강색 티셔츠와 군청색 반바지를 입고 얼굴을 모래에 묻은 채 익사체로 발견됐다.

사진은 SNS를 통해 확산되며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SNS에서는 이런 상태로 숨져서는 안 된다며 사진과 같은 자세로 침대에서 자고 있는 아기 그림이 유포되고 있다. 그림은 피곤에 지친 아기가 신발도 못 벗은 채 침대에 고꾸라져 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터키 해안에서 숨진 아기의 자세와 똑같다는 걸 알 수 있다.

터키 언론은 아기의 신원이 아일란 쿠르디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어머니 레한과 쿠르디보다 2살 위인 형 가립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아버지 압둘라는 목숨을 건졌다. 쿠르디 가족은 시리아 북부 코바니에서 작은 배를 타고 그리스로 향하던 중 배가 뒤집히며 변을 당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캐나다로 이민을 가고자 했으나 후원 요청을 거부당했고 난민선을 몸을 실을 수 밖에 없었다. 코바니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반군들이 교전을 벌이는 지역이다.

국제 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저스틴 포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시리아에서 유럽으로 이민을 가려다 숨진 어린 소년의 비극적인 사진은 충격적”이라며 “이 사진은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전세계가 난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터키 경찰에 따르면 쿠르디 가족과 같은 배에 탔던 17명 중 13명이 숨졌고, 16명이 탄 또 다른 배도 뒤집어져 8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사망자 중에는 또 다른 두 형제 자인브 아멧하디(11)와 하이데르 아멧하디(9) 형제가 있었다.

올해 중동·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려다 지중해에서 숨진 난민은 2600명이 넘는다. 이들은 전쟁과 기아를 피해 보다 살기 좋은 유럽으로 가려다 지중해의 거센 풍랑에 목숨을 잃고 있다. 유럽에 도착해도 유럽 국가들이 난민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팍팍한 삶이 이어진다.

보드룸이 속한 에게해 연안은 유럽으로 이민 가려는 중동·아프리카의 난민들이 집결하는 곳이다. 시리아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2500명의 난민들이 작은 배에 실린 채 2일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에 도착했다. 현재 레스보스섬에는 1만5000명의 난민들이 아테네의 피래우스 항으로 향하는 크루즈 선박에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마케도니아와 세르비아·헝가리를 거쳐 독일로 가는 경우가 많다. UNHCR은 올 들어 20만5000명이 그리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중 69%가 시리아인이고, 18%는 아프가니스탄인이다. 나머지는 이라크와 소말리아에서 내전을 피해 온 사람들이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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