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 장군이 그립습니다"..막 나가는 증오 범죄 미화

손국희 입력 2015. 9. 3. 22:21 수정 2015. 9. 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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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받던 동포들을 위해 방아쇠를 당긴 '제너럴 조', 그가 그립습니다."(네이버 블로그)
"5킬 0데스, 임 병장의 사격 실력은 '임 레이너' 칭호가 아깝지 않다." (인터넷 커뮤니티)

최근 인터넷 포털 블로그와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는 게시 글들이다. ‘제너럴 조’는 2007년 4월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총기를 난사해 32명을 살해한 조승희를 가리킨다. 그의 성에 장군을 뜻하는 제너럴(general)을 붙인 것이다. '임 레이너’의 경우 지난해 6월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로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23) 병장을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영웅 캐릭터에 빗대 표현했다. ‘5킬(kill) 0데스(death)’는 5명을 살해하고 자신은 죽지 않았다는 뜻의 게임 용어다.

인명 살상이나 테러 등에 대한 일부 네티즌들의 범죄 옹호 풍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증오 범죄를 희화화하거나 범죄자를 미화하는 표현들이 온라인에서 독버섯처럼 번지는 상황이다. 실제 각종 인터넷 포털과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조승희와 태극기를 합성한 사진이나 임 병장과 게임 속 영웅캐릭터를 합성한 사진들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지난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일부 회원들이 재미교포 신은미씨 강연회장에 인화물질을 터뜨린 오모(19)군을 ‘오 열사’라고 추켜세우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반사회적 범죄에 열광하는 반응들이 모방욕구가 큰 어린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A중학교의 빈 교실에서 부탄가스를 터뜨린 중학생 이모(15)군의 경우 범행 준비 과정에서 조승희 사건을 참고했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인터넷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관련 게시물들이 무차별적으로 올라오지만 이를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

건국대 이웅혁(경찰학) 교수는 "온라인이나 일상 생활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범죄 옹호 풍조는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무디게 만들고 준법의식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성장 단계에 있는 초ㆍ중ㆍ고생들에겐 일부의 극단적 여론이 그릇된 환상을 심을 수도 있는 만큼 포털 등이 관련 게시 글들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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