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예선] 5년 부담의 무게 날려버린 석현준의 60분

임성일 기자 2015. 9. 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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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대한민국 대 라오스 경기에서 후반전 석현준이 네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2015.9.3/뉴스1 / (화성=뉴스1) 박세연 기자 © News1

(화성=뉴스1) 임성일 기자 = 무게감 있는 원톱 부재라는 고민의 늪 속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꺼내든 석현준 카드가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당장 ‘적임자’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안’이 될 가능성은 보였던 복귀전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8-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이 중요한 경기였으나 단순히 승리하는 것보다는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상대 수비진을 허물어뜨릴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던 경기다. 동아시안컵 우승 속에서도 결정력 부족이라는 숙제를 받은 슈틸리케 감독의 대응도 궁금했다. 그 문제해결을 위해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처음으로 포르투갈에서 활약하는 석현준을 택했다.

이정협이라는 신데렐라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석현준은 거의 유일한 원톱 자원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최전방에 배치됐다.

전반 초반 석현준의 움직임은 몸보다 마음이 앞서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오랜만에 다시 입은 붉은 유니폼에 대한 부담, 잘해보겠다는 욕심이 느껴졌다. 이청용과 손흥민, 권창훈 등 2선 공격수들이 차례로 골맛을 보았으니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석현준이 초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석현준은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파워를 겸비한 장신 공격수 석현준이 포스트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시종일관 싸움을 걸어주면서 빽빽한 벽에 그나마 틈이 생길 수 있었다. 전반전 이청용의 헤딩골, 2선에서 나온 손흥민의 추가골 등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비수를 붙이고 있던 석현준의 공도 간과할 수 없다.

후반전에는 유종의 미도 거뒀다. 석현준은 후반 13분, 홍철이 왼쪽 측면을 돌파하고 올린 낮고 빠른 크로스를 문전에서 가볍게 방향을 돌려놓으면서 팀의 4번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잘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부담을 날릴 수 있는 득점이었다. 이 득점 후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을 황의조와 교체시켰다.

라오스전은 석현준의 5년 만의 A매치였다.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 그는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던 지난 5년간 많은 생각을 했다. 대표팀을 그리워하면서 노력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면서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뛰겠다”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그 간절함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발판은 만든 분위기다.

다 만족스럽지는 않은 경기였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아직은 미흡했고 볼 터치도 정확하지 않았다. 원톱다운 슈팅 장면이 나온 것도 아니다. 부족한 점은 있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하늘이 내린 선물 같던 득점과 함께한 60분은 지난 5년 기다림의 부담을 날릴 수 있던 시간이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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