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백' 홍정호·김영권 조합, 객관적 평가는 일렀다
(베스트 일레븐=화성)
실로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였다. 그러나 그들이 콤비 플레이를 만끽하기엔 상대가 너무 약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았던 두 선수의 만남이었다. 활약하고 싶었으나 활약할 기회가 마땅치 않았던 홍정호와 김영권의 이야기다.
3일 저녁 8시 화성 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G조 두 번째 경기에서 한국이 라오스를 8-0으로 대파하고 조 수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은 전반 9분 이청용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12분(손흥민), 전반 30분(권창훈), 후반 12분(석현준), 후반 29분(손흥민), 후반 30분(권창훈), 후반 44분(손흥민), 후반 추가 시간(이재성) 이 릴레이 골을 터트리며 라오스를 대파했다. 이로써 G조 예선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한국은 조 선두를 지키며 3차전(레바논)을 준비하게 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익숙한 홍정호와 김영권 센터백 조합이었다. 두 선수는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 등에 나란히 승선해 수비 라인을 지켰다. 그러나 월드컵이 실패로 끝나자 차츰 그들의 조합도 잊혔고, 홍정호의 부상 등이 얽혀 이 둘이 콤비였다는 사실 조차 어색해졌다. 홍정호와 김영권이 마지막으로 발을 맞춘 때는 2014년 11월 14일 요르단전이었다.
그랬던 홍정호와 김영권이 약 10개월 만에 가동됐다. 대표팀 소집 직후부터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두 선수는 곽태휘와 김기희 등의 중앙 수비 자원을 제치고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두 선수가 보일 수 있는 활약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에 한참 모자랐던 라오스는 공격보단 수비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한국은 라인을 한껏 끌어올려 더 많은 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어쩌다 라오스 공격진이 역습을 시도해도 한국 허리 진영을 뚫지 못해 홍정호와 김영권이 볼을 잡는 시간은 극히 적었다.
그래도 확실히 여유롭긴 했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두 선수는 수시로 서로의 간격을 조정하면서 혹시 모를 위기 상황을 대처했다. 또 필요 시에 둘 중 한 선수가 공격에 가담하게 되면 든든하게 후방을 책임졌다. 대표적으로 전반 10분경에 홍정호가 미드필더 진영까지 올라가자 김영권은 하프라인을 지켰고, 후반 18분에 사이나코네비엥 폼마빤야가 한국 진영으로 파고들어 공격하려하자 두 선수가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벽을 세운 덕에 더 이상의 전진은 허용되지 않았다. 덕분에 한국은 더욱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 수 있었다.
이번 한 경기를 가지고 두 선수에게 후한 점수를 부여하긴 어렵다. 다만 호흡이 생명인 센터백 콤비가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실수 없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틀어막은 건 확실히 칭찬할 만했다.
글=문슬기 기자(ssorgi44@soccerbest11.co.kr)사진=김동하 기자(kimdh@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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