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갈등고조.."혁신벽돌 놔야", "아직 민심몰라"
安 "혁신 실패" 발언후 반박-재반박 연일 충돌
대선후보 단일화 '앙금'…차기경쟁 점화 분석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이자 전현직 당 대표인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관계가 심상치 않은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 동안 '각자도생'하던 두 사람이었지만 최근 안 전 대표가 "혁신은 실패했다"며 문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을 계기로 3일 두 사람이 반박과 재반박에 나서는 등 연일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후보 단일화 문제로 시작된 두 사람의 갈등 관계는 한동안 잠잠했으나 문 대표가 당 대표로 취임한 뒤 다시금 수면 위로 드러났다.
문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이나 혁신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안 전 대표는 연거푸 고개를 저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회동 내용에 대한 진실 공방도 벌어졌다.
이후 안 전 대표가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직을 맡으면서 갈등은 소강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지만 혁신위원회 활동의 마무리를 앞두고 다시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문 대표의 소득주도 성장론과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비판한 데 이어 이튿날인 2일에는 "혁신은 실패했다"며 정풍운동을 언급하는 등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문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다들 혁신에 참여해 혁신의 벽돌이라도 하나씩 놓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한다"며 반박에 나섰다.
또한 "지금까지 혁신위 활동을 통해 우리 당이 더 추락하는 것을 막고 그래도 많이 안정감을 되찾았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안 전 대표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혁신의 성공 여부는 국민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문 대표가) 바닥 민심, 그리고 당원들의 생각을 아직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받아쳤다.
이어 "적당히 봉합하고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의 흐름이 (당내에) 있는 것 같다. 이대로 가면 공멸한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혁신이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당내에서 말해봐야 소용없다. 이 문제를 공론의 장에서 치열하게 논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현실 인식을 공유하고 해법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안 전 대표는 이르면 오는 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 혁신을 위한 구체적 제안을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지역예산 협의차 이날 광주에 이어 오는 4일 전북을 방문해 당의 텃밭이자 '문 대표 퇴진론'의 진원지인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설 계획으로, 이 자리에서 안 전 대표의 비판에 재반박할지 주목된다.
이 같은 양상을 두고 차기 대권을 향한 본격적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과 함께 두 사람의 오래된 악연이 결국 곪아터진 것 아니냐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혁신에 대한 두 사람의 눈높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잠재적 대선 경쟁자로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점도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 원심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비주류측과 행보를 같이 할 경우 당이 큰 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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