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관들의 성토 "우리, 사기꾼 아니거든요?"

유성애 2015. 9. 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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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검찰방송> 과 트윗으로 본 '보이스피싱 속지 않는 법'

[오마이뉴스 유성애 기자]

 검찰청 내 <검찰방송> 은 또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유형별로 이를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있다. 국민들이 속기 쉬운 피해사례 유형을 모아 만든 영상으로, 분량은 약 5~6분 사이다.
ⓒ 화면갈무리
"대구지법 염경호 판사가 지난 8월 28일 보이스피싱 상담원들에게, 사기죄에 더해 최초로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죄'를 적용해 판결했는데요. 이걸로는 부족합니다. '특수공무집행 방해죄'도 적용해야 합니다. 이것들 때문에 수사기관 관계자들이 진짜 일하기가 힘듦…. ㅠㅠ"

"'벌금 내세요, 사면장 혹은 형사보상금 받으러 오세요' 이런 걸로 문자·전화하는 일을 대개 초임 수사관들이 맡아서 하는데요, 대뜸 꼭 '너 보이스피싱 아니냐, 내가 네 X을 어떻게 믿느냐'면서 큰 소리 쳐대는 사람들이 있어요. 할 말이 없어서 울기도 많이 울고…."

날로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탓에 애꿎은 수사기관 관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대검찰청에서 근무 중인 A씨는 2일 본인 트위터(ID @p*****)에 대검 직원들의 '솔직담백' 애환과 함께, 유형별 피해 예방 영상을 올려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따르면 직원들은 수시로 시민들에게 "당신 보이스피싱 아니냐, 못 믿겠다"며 사기꾼 취급을 받는다. 

A씨는 "요새는 보이스피싱 전화에 대거리하면 쌍욕 듣는다더라, 이젠 주변에 어떻게 응대하라고 알려주는 것도 지쳤다"라면서 "(사기꾼들 탓에) 우리 일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홍보 동영상을 다섯 개나 만들었다"라고 적어놨다. 그는 또 "젊은 분들보다는 어르신들이 걱정"이라며 "대국민 홍보를 하면 국민은 학습을 안 하고 사기꾼들이 이걸 학습해 버린다"라고 실소했다.

 날로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탓에 애꿎은 수사기관 관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대검찰청에서 근무 중인 A씨는 2일 본인 트위터(ID @p*****)에 대검 직원들의 '솔직담백' 애환과 함께, 유형별 피해예방 영상을 올려 큰 호응을 얻었다.
ⓒ 화면갈무리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화금융사기 발생·피해 신고 건수는 7635건, 피해액은 약 974억 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봐도 피해 금액은 2012년 1154억 원, 2013년 1365억 원, 2014년 2165억 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전화금융사기 피하려면 이것부터 기억하라

나날이 수법이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보이스피싱에 속지 않을 수 있을까?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검찰청 트위터 계정(ID@spo_kr)과 관련 영상 등만 참고해도 도움이 된다. 다음은 A씨의 트윗과 대검찰청 트윗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재미를 위해 트윗 내용은 최대한으로 살렸다.

① 법원은 수사 기관이 아닙니다: "삼권 분립도 모르고 보이스피싱하는 이 놈들. 법원에선 수사 안 한다고 누나가 몇 년을 말해!"(삼권 분립은 국가권력의 작용을 입법·행정·사법으로 나누는 것을 말한다. 법원은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사법기관으로, '법원이니 수사에 협조하라'는 식의 보이스피싱은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 기자 주)

② 첨단범죄수사'팀'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 "여러분, '팀장검사'라는 말 들어봤어요, 안 들어봤어요? 안 들어봤죠? 그러면 '첨단범죄수사팀'이라는 게 있겠어요, 없겠어요? 없습니다! 근데 '부장검사'라는 말은 들어봤죠? 그러면 첨단범죄수사부가 있겠죠? 네, 있습니다. 근데 왜 보이스피싱하는 놈들은 뭐든 다 팀이래?"

③ '서울지검'은 10년도 더 지난 유령 기관, 속지 마세요: "'서울지검'은 1948년에 생겨서 2004년에 문을 닫았습니다(서울중앙지검으로 명칭 변경). 세상에 '서울지검'은 없습니다. 현재는 서울중앙지검·서울동부지검·서울서부지검·서울남부지검·서울북부지검이 있습니다. 중요하니까 다시 한 번 말할게요. '서울지검'은 없습니다."

④ "수사에 협조 안 하면 불이익?" 그런 일 없습니다: "전화금융사기 피의자들 수법이 '협조 안 하면 불이익 준다'는 건데, 전화 좀 끊는다고 불이익 드리는 일 없습니다. 정말이에요. 검찰은 범죄를 수사하고 공소를 유지하며 처벌을 집행하는 일을 합니다만, 일단 여러분께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검찰이니 뭐니 하면서 전화가 오더라도 짚이는 데가 없으시다면 그냥 끊으십시오. 괜찮습니다."

"전화 끊고 주변 상황 살펴야"

 영상에 따르면 ▲본인 개인정보가 도용돼 현금을 지하철 역 등 국가안전금고로 이체하라거나 ▲아들·딸 등 가족이 납치됐으니 몇 시간 내로 돈을 입금하라는 등 요구는 모두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크다.
ⓒ 화면갈무리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상품을 미끼로 계좌이체를 요구하지 않으며, 검찰·경찰 등 국가기관도 전화로 개인 금융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일단 전화를 끊고, 차분히 주변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 화면갈무리
검찰청 내 <검찰방송>은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유형별 소개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있다(영상 보기). 국민들이 속기 쉬운 피해사례 유형을 모아 만든 영상으로, 분량은 5~6분 사이다. 이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주로 자신을 검찰수사관·검사라 소개하거나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시민들에게 접근하곤 한다.

영상에 따르면 ▲ 본인 개인정보가 도용돼 현금을 지하철역 등 국가안전금고로 이체하라거나 ▲ 아들·딸 등 가족이 납치됐으니 몇 시간 내로 돈을 입금하라는 것 ▲ 사기 공범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특정 홈페이지에 가서 통장 계좌·보안카드·신용카드 번호 등을 입력하라는 등 요구는 모두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크다.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상품을 미끼로 계좌이체를 요구하지 않으며, 검찰·경찰 등 국가기관도 전화로 개인 금융정보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검찰 등 수사기관은 구구절절하게 수사하지 않는다"라며 "사기 공범이 아닌 걸 입증하는 데 왜 보안카드 번호가 필요하겠냐"라고 되물었다. 따라서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일단 전화를 끊고, 차분히 주변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한편, 금감원과 경찰청은 유사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 8월 말부터 보이스피싱 지킴이 체험관을 통해 실제 보이스피싱 사례를 녹음해 들려주는 '그놈 목소리' 코너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서는 실제 피싱에 현명하게 대응한 사람들의 녹음파일을 들어볼 수 있으며, 직접 피해 사례를 신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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