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여성 기획 3편> '주부직원' 채용바람..인식 바꾼 재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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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연중기획보도 ‘엄마의 두 번째 출근’. 오늘은 경력단절
15년의 기간을 극복하고 기계공업 회사에 사무직으로 재취업한
박진희 씨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취업 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회사에 주부 직원 채용 바람까지 일으켰다고 하는데요.
이수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정밀한 기계를 만들어 내는 공업사의 작업장.
남성 직원들만 가득한 이곳에서,
구매 담당으로 근무 중인 박진희 씨는
2년 전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원자재를 들여오는 일부터 부품과 재고 관리까지
모두 진희 씨의 손을 거칩니다.
인터뷰: 박진희 / 대영기계공업 자재구매팀
"주부로서 있을 때는 저라는 존재를 잊고 살았다가
재취업을 해서 나만의 일을 갖고 지내다 보니까
자신감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여성으로서."
결혼을 하며 일을 놓은 기간만 15년.
하지만 과거 건축설비 사무실에서
4년간 일했던 경험을 살려
지금의 회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진희 / 대영기계공업 자재구매팀
"기존에 아가씨 때 쓰던 캐드(설계 프로그램)를 지금도 보면,
도면을 이해하는 것도 많이 쉽고요. 그리고 제가 자재(관리)를
하다 보니까 그 도면을 보면서 자재 분류를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예전의 그런 경험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더욱 반가운 건 그녀가 입사한 뒤로,
회사가 모든 사무직을 진희 씨처럼
직장 경험이 있는 주부사원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업무 이해도가 높고 사회생활 경험이 있어
조직에 잘 적응한다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진희 씨를 포함해 벌써 전체 직원의 10%가
40대 재취업 여성입니다.
인터뷰: 곽동일 과장 / 대영기계공업 자재구매팀
"업무적으로도 일단 이해도도 빠르시고 그다음에 진행하는 데도
있어서 저희가 뭐 전혀 불편함이 없었고, 아시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저희가 모르는 부분도 알려주신 것도 있었고…"
어느새 훌쩍 커 중학생이 된 두 딸은
이제 엄마가 없어도 앞가림을 곧잘 합니다.
다시 내 일을 갖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던 그녀는
우연히 본 신문 광고에서
여성들의 구직을 돕는 새일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센터를 통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받아
기존 경력을 살리면서,
원하던 사무직으로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송현주 주임 / 인천 남동산단새일센터
"많은 경력 단절 여성분들이 사무직으로 취업하시기를
많이 희망하시는데요. 나는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일단 기업체에서 원하지 않는 경우들이, 아쉽지만 많이 있어요.
단기로 또는 2, 3개월 직업 훈련을 통해서
저희가 지원해 드리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새일센터를 이용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그냥 ‘직원’이 아닌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진희 씨.
그녀의 도전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EBS 뉴스 이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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