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확대경] 61년 전 김일성 자리에 선 대통령..동북아 외교 지형 변화

이하경,황현택 2015. 9. 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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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열병식 참석으로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로 상징돼 온 전통적인 동북아 외교 질서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한층 가까워진 한중 관계와 얼어붙은 북중 관계, 그 이면에 숨겨진 '전승절 외교'의 셈범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하경 기자입니다.

▼61년전 김일성 자리에 선 대통령…한중관계 새지평▼

<기자 멘트>

61년전인 1954년 10월, 천안문 성루에서 중국의 마오쩌둥과 북한 김일성이 나란히 열병식을 지켜보는 모습인데요.

이 성루에 오늘은 북한 지도자 대신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러시아 정상과 나란히 섰습니다.

달라진 한중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박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한중 관계를 '어려움을 함께 한 친구'라는 뜻의 '환난지교'에 비유했는데요.

과거 두나라가 일제의 침략에 함께 맞서 싸웠다는 점을 부각시킨 표현입니다.

동시에 동북아 안보구도에서 중국을 우리편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대목이기도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는 양국 정상의 메시지는 북한에게는 외교적 수사 이상의 강력한 경고장입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의 '보이지 않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열병식에 참석했는데요.

더 이상 '고래 싸움에 낀 새우'가 아니라, 두 강대국 사이에서 주도적인 외교로 국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펼친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사와 영토 문제가 걸림돌이 돼 왔던 한중일 정상이 마주앉으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질서도 새 국면을 맞을 전망입니다.

계속해서, 황현택 기자입니다.

▼동북아 외교지형 변화…한미·한일 관계가 관건▼

<리포트>

박 대통령의 전승절 기념식 참석은 동북아 역학 구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기존의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구도에서 한중의 협력이 강화되고 북중관계는 냉랭해지는 복합적인 구도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우리의 외교적 입지와 활동반경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중국 6자회담 차석 대표가 다음주 방한하고, 우리 6자회담 수석대표가 미국을 방문하는 등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후속조치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이끌어낸것도 외교적 성과입니다.

서로 관계가 불편한 중국과 일본, 한국과 일본이 각각 관계 개선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최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양기호(교수/성공회대 일본학과) : "(한국이)대화 촉진자, 협상 주도자로 나서면서 동북아에 있어서 외교적인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아야 됩니다."

하지만 한중 관계가 긴밀해질수록 미국과 일본 정부는 한미일 3각동맹에 균열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정부는 오는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른바 중국 경도론을 불식시키고 우리 외교의 기본축인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이하경기자 (truth2004@kbs.co.kr)

황현택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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