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중산복' 차림 시진핑..강력한 지도자 이미지 과시(종합)

2015. 9. 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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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관중 신병기 등장에 환호..자로 잰듯한 열병행렬에 찬사 톈안먼광장 상공엔 오색연기..수만 마리 비둘기가 대미 장식 일반인 접근은 철저히 차단.."이게 서민 위한 거냐" 항의도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3일 열린 항전승리 열병식에서 무개차를 타고 열병부대를 사열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A'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군이 이번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항모킬러 둥펑-21D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3일 열린 중국 항전승리 기념열병식에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과 장쩌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나란히 서서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中열병식 보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3일 열린 중국 항전승리 열병식에 여군들이 차량에 탑승해 행진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수만 관중 신병기 등장에 환호…자로 잰듯한 열병행렬에 찬사

톈안먼광장 상공엔 오색연기…수만 마리 비둘기가 대미 장식

일반인 접근은 철저히 차단…"이게 서민 위한 거냐" 항의도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3일 오전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2시간가량 진행된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대회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의 최대 정치이벤트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3개월간에 걸쳐 집중적인 훈련을 받은 1만 2천여 명의 군인들과 200여 대의 군용기, 수백 대의 군용차량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역동적인 장면들을 쉴새 없이 만들어냈다.

금세기 들어 손에 꼽힐 정도의 대규모 열병식이었지만, 실수는 거의 찾기 어려웠다.

연합뉴스를 포함해 중국당국으로부터 열병식 현장 취재를 허용받은 수백 명의 내외신 기자들을 태운 대형버스가 톈안먼 광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5시45분께.

기자들은 이에 앞서 오전 4시30분까지 톈안먼 광장에서 8㎞ 정도 떨어진 다른 집결 장소에 도착해 강도 높은 안전검사를 받았다.

이날 톈안먼광장에서 반경 수 ㎞ 일대가 완전히 봉쇄돼 수만 명의 다른 관람객도 별도장소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뒤 지정된 버스를 타야만 광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날이 아직 완전히 밝지도 않았지만, 의장대, 군악대, 도보방진(네모꼴 형태의 부대진형) 등 각종 열병 부대들이 창안제(長安街·베이징을 동서로 관통하는 도로)에서 행진연습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열병부대가 행진할 창안제를 물청소하는 차들마저 열을 맞춰 이동하고 있었다.

시 주석이 탄 무개차가 지나갈 진수이차오(金水橋· 창안제∼톈안먼을 연결하는 다리)와 톈안먼 입구에는 붉은색 카펫이 깔렸다.

시계가 거의 오전 10시를 가리킬 무렵, '신밀월' 관계라는 평가를 받는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톈안먼 성루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 주석 옆에는 푸틴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다. 시 주석과 푸틴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한 장면도 포착됐다.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다가 성루 중앙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앉아있는 모습이 뒤늦게 카메라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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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공개활동을 하지 않는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성루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쏠렸다.

장 전 주석은 최근들어 시 주석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은 그러나 열병식 내내 왼쪽에 앉은 장 주석과 수시로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그를 배려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줬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그 뒤 50분 간 펼쳐진 대대적인 '지상·공중 군사쇼'(분열식)는 이번 열병식이 '대국굴기(大國堀起.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뜻)의 '전주곡'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27개 방진(네모꼴을 이룬 군대대형)으로 편성된 장비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전략미사일에서 군용 무인기, 장거리 방공미사일 시스템인 '훙치(紅旗)-9' 등을 동시 다발적으로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ICBM을 포함한 100기 이상의 미사일로, 많은 관람객이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東風)-21D 등에 관심을 나타냈다. 사회자 역시 이 미사일을 "비밀병기"라고 설명했다.

원거리 폭격기, 조기경보기, 전투기, 함재기, 전투헬기 등 200여 대의 각종 군용기가 공중에서 보여준 위용 역시 장비부대에 못지 않았다.

시 주석은 분열식에 앞서 무개차를 타고 20분 간 열병부대를 사열했다.

중산복을 입은 시 주석은 강력한 군사적 지도자의 이미지를 뿜어내기라도 하는 듯 사열 내내 엄숙한 표정과 우렁찬 목소리를 유지했다.

이날 행사는 톈안먼 광장에서 수만 개의 풍선과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것으로 끝이 났다.

사회자는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한다"며 이번 열병식은 위력 과시가 아니라 평화를 위한 행보라는 점을 거듭 부각하려고 했다.

행사가 끝난 뒤 걸어서 통제구역을 나오다 20살 정도 돼 보이는 젊은 무장경찰과 마주쳤다.

그는 기자가 톈안먼광장 출입카드를 목에 걸고 있는 것을 봤는지 "당신은 (열병식을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겠다"고 말했다.

바리케이드 뒤에서 삼삼오오 모여있던 주민들이 톈안먼 광장 쪽에서 무리를 지어 오는 사람들을 호기심과 부러움이 섞인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을 모든 베이징 시민이 반긴 것은 아니다.

1시간 30분 정도를 걸어가는 동안 차단막을 놓고 지역주민과 공안이 서로 옥신각신하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한 할머니는 열병식이 끝났는데도 교통관제나 길에 설치된 차단막을 그대로 두고 있다며 "(열병식이) 백성을 위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중국당국은 이번 열병식을 위해 거리와 건물 내에 있는 맨홀 뚜껑 하나 하나에까지 '봉인딱지'를 붙이고 창안제로 통하는 모든 길에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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