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으로 오세요" 난민 수용 직접 나선 유럽인들

김혜경 2015. 9. 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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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유럽으로 몰려드는 수만 명의 난민들에 당황해 허둥대는 유럽 정부들과 달리, 유럽인들이 자신의 집을 난민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거처가 필요한 난민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작가이자 대학 교수인 브린디스 보르빈스토티르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난민들에게 집을 제공할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또한 50명의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아이슬란드 정부에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그의 친구는 페이스북에 "시리아 난민 5명을 우리 집에서 지내게 하고 싶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에 아이디어를 얻은 보르빈스토티르는 "더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치면 난민들에게 음식물, 옷가지, 심지어는 집에 남는 침대도 제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는 자신의 집을 공유할 난민을 찾는 웹사이트인 '난민들을 환영합니다''Refugees Welcome)가 수 개월째 운용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현재 1만2000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아이슬랜드 인구가 3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한 회원은 페이스북에 "난민들은 우리의 인적 자원이며, 경험이고 기술이다. 그들은 우리 미래의 배우자이자 절친한 친구다" "누구도 네 인생은 내 인생보다 가치가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수십만 명의 난민들이 유럽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유럽 국경청(EU border agency)에 따르면, 6월 한 달 간 유럽연합 국경을 넘은 난민들은 10만7500명에 이른다.

아이슬랜드 국민들의 페이스북에 영감을 받아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시리아 난민을 지지하는 미국인들"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됐다.

독일에서는 이미 이러한 움직임이 실행에 들어갔다. 독일에 거주하는 케이티 그릭스는 나이지리아 난민 여성인 알리샤(24·가명)에게 자신의 아파트 게스트룸을 제공했다. 알리샤는 임신 중이다. "걱정도 많았지만, 황홀하다"며 "알리샤는 사랑스럽고 긍정적인 사람이다"고 말했다.

알리샤는 나이지리아에서 그리스로 건너가 2년 간 머문 후, 다시 위험한 여정 끝에 독일에 도착했다.

올해 독일에 망명을 신청한 난민들만 80만 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독일 정부는 밝혔다.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난민 수용에 있어서 "유연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을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외국인 혐오증을 보이며 이에 반대하는 독일인들도 있다.

지난 1일 독일 동부의 코트부스 지역에서는 한 독일인이 난민 수용소에 거주하는 약 40명의 난민들에게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공격을 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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