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中 화웨이, 삼성 정조준

이승훈,정승환,안정훈 2015. 9. 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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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개막 IFA서 갤노트5 겨냥한 고가스마트폰 공개
중국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제조회사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매년 매출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한 화웨이는 중저가 폰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까지 먹어치울 기세다. 화웨이는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전략 스마트폰인 '메이트S(MateS)'와 최고 가격이 699유로(약 94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스마트워치인 '화웨이워치'를 공개했다. 유럽 현지 언론들은 "삼성전자와 동일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애플 아이폰6S에 장착될 기능을 먼저 넣는 기술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리처드 위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메이트S는 일체감을 주는 메탈 보디 디자인에 풀HD급 화질을 갖췄다"며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 마케팅 전략은 삼성전자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탄탄하게 일반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은 후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고가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화웨이는 삼성 대표 스마트폰 모델인 '엣지' 형태 제품도 곧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S6엣지에 쓰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화웨이에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열쇠는 R&D 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 화웨이는 2005년부터 10년간 R&D에만 1900억위안(약 35조원)을 쏟아부었다.  런정페이 창업자 겸 회장의 소비자 중심 경영 방식도 돋보인다.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소개한 일화는 이 같은 그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수년 전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몇몇 투자자가 런 회장을 만나러 중국 선전을 방문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당시 투자자들은 3조달러라는 엄청난 투자를 계획하고 있었다. 당시 런 회장은 "나는 소비자들이라면 어떤 그룹이라도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당신들은 소비자가 아니다"며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화웨이는 철저히 직원 중심 기업이다. 런 회장 지분은 1.4%에 불과하고 직원 8만여 명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분간 기업공개(IPO) 계획도 없다. 회사 수익이 직원들에게 돌아가니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런 회장은 'CEO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화웨이 CEO는 부회장 3명이 6개월씩 돌아가며 담당한다. 런 회장은 CEO를 위한 멘토로만 활동한다. 1944년생인 런 회장은 중국 군대에서 공병으로 일했다. 퇴역 이후 선전 남해정유공사에서 근무하던 런 회장이 1987년 자본금 2만1000위안(약 390만원)으로 설립한 화웨이는 이제 매출 2882억위안(약 53조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화웨이가 이번에 공개한 '메이트S'에는 신형 아이폰에도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력 센서가 탑재됐다.

기자간담회 직전 화웨이는 트위터로 메이트S 화면 위에 오렌지를 올려 놓고 '무게가 얼마일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자사 제품에 중력 센서가 달렸다는 것을 알리면서 동시에 애플(사과)을 의식해 오렌지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면 크기는 5.5인치로 키워 5.7인치인 갤럭시노트5를 직접 겨냥했다. 가격은 32GB 모델이 649유로(약 87만원)부터 시작한다. 89만9000원인 갤럭시노트5 출고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 업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연간 판매량은 평균 4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베를린 = 이승훈 기자 / 서울 = 정승환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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